"가계부채 대책 직격탄…전세대란·월세부담 커진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치솟는 전셋값에 지치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들을 생각해 내 집 마련을 결심한 직장인 김모(40)씨. 5억원 초반대에 매물로 나온 수도권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염두에 두고 은행을 찾았으나, 상담을 받은 후 계획을 더 미루기로 했다. 대출 조건이 과거보다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근 전셋집을 찾고 있지만 매물이 적은 데다 전세가율이 80%를 웃돌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24.9% 감소한 5만9265건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한파가 몰아닥쳤던 지난 1월 대비 5% 감소한 수치이며, 최근 5년 평균보다도 12.2% 감소한 것이다. 수도권에서 25.1%의 매매 거래량이 줄면서 지방의 감소폭보다 컸다.
집값이 비싼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34%나 줄었다. 연립·다세대 주택은 1.4% 감소하는데 그쳤고 단독·다가구 주택은 오히려 2.6% 증가했다. 지난달 분양권 전매 건수도 전월 대비 19.2% 감소한 9726건에 그쳤다. 지방의 분양권 전매가 25.1% 줄며 감소폭을 키웠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크게 늘었다. 지방 전·월세 거래는 5만241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0%, 수도권은 8만7936건이 거래돼 7.1% 증가했다. 아파트보다 연립·다세대 주택 등의 전·월세 거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나 증가했다.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8억원이었던 서울 잠실의 리센츠 아파트는 지난달 1000만원이 올랐다. 서울 광장동의 현대3단지 전세도 전용면적 84㎡도 전월 대비 1000만원 오른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중계동 주공2단지 전용면적 44㎡ 또한 1000만원 오른 1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당국의 여신 심사 강화 방안이 지난달 시행돼 대출이 까다로워진 게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주택 시장 성수기인 3월까지 이어질 경우 연관 산업 등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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