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두산·한화·호텔신라는 반대
"정책 일관성 없인 중장기 투자 불가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업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은 '신규 특허'의 추가 여부다. 신규특허의 등장은 올해 상반기 특허 반납이 결정된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가 해당 사업장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동시에 현재 면세점 수의 급증으로 명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 면세점들에게는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이 자리에서 일부 CEO들은 "특허 수를 늘린다는 말이 있다"면서 "지금도 많다.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면세점을 오픈,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는것으로 알려진 한 CEO는 "1사 1면세점으로 제한해야한다"는 의견까지 내놨다. 김낙회 관세청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등은 신규 특허 관련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2017년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코엑스점을 월드타워점으로 조기에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방 중소업체들의 반발을 우려한 관세청과 기획재정부가 이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신규특허에 모든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3월 내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의견을 조율 중인 기획재정부에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중"이라면서 "신규 특허가 추가될지 여부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관계자 역시 "개선안과 관련된 모든 창구는 기재부와 TF로 통일했다"면서 "구체적인 것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신규 면세점을 오픈한 한화갤러리아와 호텔신라(HDC신라면세점), 오는 5월 오픈을 앞둔 신세계나 두산 등은 '정책의 일관성'을 이유로 신규 특허 추가를 적극 반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 투자가나 브랜드에서는 한국면세시장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여론에 휩쓸려 정책이 바뀌면 중장기적으로 누가 투자를 하고 물건을 납품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신규면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한 업체들 가운데 안정적으로 정착한 곳이 어디있느냐"면서 "지금도 명품 유치가 안되는 상황에서 신규특허가 등장한다는 것은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반대 입장에 선 관계자들은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상위 업장은 폐쇄시키고, 브랜드 유치 여부도 불투명한 매장을 다시 키우자는 것은 일관성 있는 정책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어느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