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중국내에서 한국화장품의 불법ㆍ편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K-뷰티'의 성공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제품이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환상에 젖어 제2의 아모레 퍼시픽을 꿈꾸는 화장품 브랜드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내놓는 족족 팔리는 한국화장품을 대량 구매해 불법으로 자국에 유통시키는 따이공(보따리상)과 팔기만 하면 된다는 국내 화장품 매장점주들의 이기심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즉 따이공이 국내 화장품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점을 들어 K-뷰티 수출의 또다른 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9억9287만 달러다. 전년(5억1162만 달러)과 비교했을 때 94.1%(4억8124만 달러) 증가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7%를 차지했다.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3.4%, 2013년 25.2%, 2014년 32.1%기록,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수출 규모가 양적으로 늘고 있는 데 반해 질적 수준은 낮다는 점이다. 화장품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화장품기업은 중국 대리상에 의한 판매 의존도가 높다. 중국에서 단일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급격히 매출이 증가한 브랜드는 대부분 대리상 중 따이공(보따리상)의 비중이 상당하다.
중국 따이공은 국내 화장품 업체로부터 시중가격의 50%로 화장품을 구매하면 판매 수익의 10~20%를 제공하는 편법 거래를 유도해왔다. 이들은 싼값에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한 뒤 중국에서 고가에 재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따이공은 짝퉁 제품과 섞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따이공의 뒷거래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는 따이공들에게 판매하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중국에서는 밀수, 불법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한국산 화장품의 상당수가 중국 위생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품질력을 향상시키는것 보다 판매ㆍ수익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중국산 화장품과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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