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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만 시멘트값 올리려다 체면 구긴 '삼표'

최종수정 2016.02.25 09:11 기사입력 2016.02.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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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동양시멘트 사장

최병길 동양시멘트 사장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삼표시멘트 를 인수한 삼표그룹이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제주 지역에서 시멘트 가격을 올리려다 체면만 구겼다.

삼표는 동양시멘트로 하여금 이달 1일부터 제주도에 한해 기존 t당 8만2400원이던 시멘트 공급가격을 9만원으로 7600원(9.2%) 인상키로 해 제주레미콘 업계 등과 갈등을 빚어 왔다. 동양시멘트는 "운송비, 유통기지 임대료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레미콘협동조합은 총파업 결의, 중국산 시멘트 수입 등의 방법을 찾겠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이번 총선에 나서는 제주 지역 여당 예비후보들도 동양시멘트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지역 여론을 환기하며 힘을 보탰다. 급기야 원희룡 제주도지사까지 나서 시멘트 가격 인상 저지 방침을 밝히며 동양시멘트를 압박했다.

레미콘협동조합에서는 "제주 지역 건설경기 호황으로 자재수요가 늘자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물류비에 차등을 두는 것 외에 특정 지역의 시멘트 가격을 올리는 일은 사상 첫 사례로 동양시멘트 주인이 삼표로 바뀌면서 건설경기가 활황인 제주도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추가이익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규정했다.

조합은 추가 물류비 등이 포함돼 이미 제주도에 공급되는 시멘트 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t당 1만5000원가량 비싼데 추가로 7600원을 더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제주 지역에는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등 3사가 시멘트를 공급하는데 동양시멘트가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항만과 시멘트 저장시설(사일로) 등 제주 지역 특성상 다른 회사로부터 구매량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인데 이를 삼표와 동양시멘트가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었다.

반발이 거세자 동양시멘트는 지난 23일 결국 시멘트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했다. 최병길 동양시멘트 대표는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주도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제주도청은 "제주 지역에 대한 가격 차별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행정력을 동원한 시멘트 가격 인상 저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동양시멘트와 레미콘조합의 협상 중재 작업을 병행한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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