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는 동양시멘트로 하여금 이달 1일부터 제주도에 한해 기존 t당 8만2400원이던 시멘트 공급가격을 9만원으로 7600원(9.2%) 인상키로 해 제주레미콘 업계 등과 갈등을 빚어 왔다. 동양시멘트는 "운송비, 유통기지 임대료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레미콘협동조합에서는 "제주 지역 건설경기 호황으로 자재수요가 늘자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물류비에 차등을 두는 것 외에 특정 지역의 시멘트 가격을 올리는 일은 사상 첫 사례로 동양시멘트 주인이 삼표로 바뀌면서 건설경기가 활황인 제주도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추가이익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규정했다.
조합은 추가 물류비 등이 포함돼 이미 제주도에 공급되는 시멘트 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t당 1만5000원가량 비싼데 추가로 7600원을 더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발이 거세자 동양시멘트는 지난 23일 결국 시멘트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했다. 최병길 동양시멘트 대표는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주도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제주도청은 "제주 지역에 대한 가격 차별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행정력을 동원한 시멘트 가격 인상 저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동양시멘트와 레미콘조합의 협상 중재 작업을 병행한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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