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그동안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야만 평화협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 같은 전제조치를 포기하고 평화 협정 논의에 합의했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오랜 방침을 포기했지만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어떤 논의도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며 회담은 불발됐다. 북한은 미국의 제안을 거절한 후 수일 뒤인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북한이 먼저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며 "미국 정부는 이를 신중이 검토한 뒤에 '북한의 비핵화가 다른 어떤 조건들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정부가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WSJ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가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백악관은 북한이 이란보다 이해하기 힘들고 비협조적이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은 2011년 국가통치권을 승계한 후 한국전쟁 종전을 포함한 평화협정 체결에 더욱 열을 올렸다. 이는 한반도에서 미군의 철수를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을 통해 설명했다.
한편 WSJ은 유엔 주재 북한 대사에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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