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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이]新환율전쟁, 월가 對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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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맹공에 中 외환보유고로 방어
조지 소로스 등 위안화 가치 하락 强베팅
中 당국, 외환시장 자본통제 움직임
"투기꾼들, 치명적 대가 치를 것" 경고

그래픽=이주룡 기자 l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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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최근 개봉한 영화 '빅 쇼트(The Big Short)'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큰 돈을 번 괴짜 투자자 4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공(空)매도를 뜻하는 '쇼트' 기법으로 부동산 가치 하락에 강하게 베팅했고 보란 듯이 성공을 거둔 실화다. 공교롭게 영화 개봉과 맞물려 지구촌에는 또 다른 빅 쇼트가 실제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 세력이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베팅에 나서면서 '중국판 빅 쇼트'가 연출되고 있는 것.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가 위안화 약세에 쇼트 포지션을 취하면서 월가와 중국 간 환율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최근 보도했다.
화폐 가치를 적정 수준까지 떨어뜨려 수출 경기 회복을 노렸던 중국으로서는 '경기 부양'과 '자본 유출' 사이에서 통화 정책의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헤지펀드를 '투기꾼'으로 규정하고 이들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중국판 빅 쇼트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소로스가 끌고 배스가 받치고…월가 헤지펀드 거물 맹공= 중국 위안화를 둘러싼 새로운 환율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이다. 헤지펀드계 '전설'로 통하는 소로스는 지난달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을 경고하고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이후 지난해부터 위안화 약세를 점치고 물밑에서 움직였던 월가의 다른 헤지펀드 세력이 줄줄이 가세했다.

영화 빅 쇼트의 실존 인물인 그렉 리프먼과 함께 미국 부동산시장 붕괴에 베팅했던 헤지펀드 투자자 카일 배스는 맹공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헤이먼 캐피털 창립자인 배스는 중국 위안화와 홍콩달러 가치 하락에 사실상 '올인'했다. 올해 들어 주식, 채권, 원자재(상품) 등 전통 자산에 대한 투자를 모두 회수하고 포트폴리오의 85%를 위안화와 홍콩달러 약세에 베팅했다. 그는 앞으로 3년 동안 위안화 가치가 최대 4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약세를 점치는 분위기는 지난해 8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2% 기습 절하한 이후부터 강해졌다.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이끌었던 자크 슈라이버와 소로스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소식통은 "드러켄밀러가 지난 한 해 위안화 약세에 베팅해 15% 수익을 얻었고 올 들어서도 1월 중순까지 5% 추가 수익을 올렸다"고 WSJ를 통해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인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그린 라이트 캐피털도 위안화 하락에 베팅 한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행동주의 투자자인 윌리엄 애크먼이 이끄는 펄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도 지난해부터 위안화 약세 포지션을 취했다.

◆세계 최대 외환 보유한 중국…곳간 털어 방어 총력= 중국은 글로벌 헤지펀드의 협공에 불편한 속내를 감추고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방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꾼들은 대규모 손실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국제 투기 자본이 의도적으로 공황을 조장해 차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세계에서 보유한 외환이 가장 많은 중국은 인민은행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꺼내 쓰면서 외환시장에 개입,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마르지 않는 샘 같았던 중국의 외환 곳간은 홀쭉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1월에는 전월보다 995억달러 줄어든 3조2300억달러(약 3912조원)로 집계됐다. 2012년 5월 이래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080억달러가 감소했고 8월에도 940억달러가 줄었다.

중국 외환보유액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3조달러 안팎이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설문조사한 이코노미스트 12명 가운데 10명은 중국 외환보유액이 연내 3조달러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스는 중국 당국의 유동 외환보유액이 2조20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발표 수치보다 1조달러나 적다. 배스는 "중국이 몇 년은 버틸 것이라는 시각은 대단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자본통제 고삐를 죌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역외 은행의 홍콩 내 위안화 예금에 대해서도 지급준비율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홍콩 소재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대출을 중단하는 등 자본통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그러나 자본통제를 강화할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信)과의 인터뷰에서 "자본 유출과 자본 도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최근 자본 유출이 정상적인 데다 중국의 국제 무역과 해외 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자본통제를 시행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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