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 중기청장 "좀비기업의 악용사례…선량한 기업들 사기도 떨어져"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간신히 파산을 면하고 있는 소위 '좀비기업'에 대한 기준이 올 상반기 중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은 이를 통해 부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수한 기업이 피해를 당하는 일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백 국장은 "자금사정이 안좋아지면서 경영성과도 안좋아질 수 있다"며 "좀비기업이 정말 좋은 기업들의 우산뺏기를 안하는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자리에 참석한 주영섭 중기청장도 "마치 우리나라 다수의 중소기업이 좀비기업인 것 처럼 비쳐지는 것은 경계해야한다"며 "열심히 하는 기업들도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기청이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는 ▲기술혁신(R&D) ▲성장사다리 ▲벤처·창업 ▲소상공인·전통시장 관련 정책들이 담겨있다. 중기청측은 "기술혁신과 수출 성과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급변하는 경제환경 변화에 적기 대응하고, 기술·마케팅·인력 등 글로벌 경쟁력을 겸비한 1000억 벤처기업 및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영섭 중기청장, 백운만 중소기업청 경영판로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좀비기업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올해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정부예산으로 경쟁력 없지만 연명하고 있는 좀비기업들의 악용사례가 한두개만 나와도 나머지 선량한 기업들이 힘들어진다. 여러 과정에서 좀비기업 문제는 절대로 없도록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좀비기업 문제를 마치 중소기업 전체가 그럴 수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정책금융 분야에서도 일반 회계와 마찬가지로 코스트(비용) 대비 베네핏(이득)을 철저하게 따져서 각 정책 제도들을 분석해 과감하게 조치하겠다.
-수출인큐베이터에 대한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현재 12개국 20개 지역에 수출인큐베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없애야 하는 부분은 없애고 늘려야하는 곳은 늘릴 예정이다. 산티에고나 충칭 같은 곳은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더 늘리고 그 외 공간은 줄인다. 세부적인 내용은 더 보완해서 따로 발표하겠다.
-중견기업법 개정을 통해서 중소기업 지원사업에 초기 중견기업 참여 가능토록 개선한다고 했다. 중견기업들의 밥그릇 뺏기가 심해질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기본적으로 중기청에서 중견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피해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갈등은 파이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 피할 수 없는 구조다. 한쪽을 지원하면 한쪽이 위축되게 돼있다. 해법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글로벌로 나가서 파이 키우면 중소 중견이 같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공영홈쇼핑의 매출 실적은 어떻고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고있나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벤처창업기업, 소상공인에게 하나의 판로를 만들어주는게 목표다. 영업이익이 일년만에 잘 나왔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거다. 지금은 당연히 이익이 안나고 있다. 잘 알고있는대로 일반 홈쇼핑 업체 수수료가 낮게는 33%에서 높게는 40%다. 우리는 일반 홈쇼핑 대비해서 10%정도 낮은 23%다. 우리 공영홈쇼핑 입장에선 열심히 하고 있다. 개국 후 3년후인 2017년부터는 20%로 줄이게 돼있는데, 20%가지고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계속 지켜봐야겠다.
-올해를 성과 창출의 해라고 했다. 근데 주력이 R&D인건 아이러니하다. R&D지원은 보통 기업 역량 강화하는 것이고, 중장기적인 정책 사업이다. 잘하는데만 뽑아서 밀어주고 경제수치만 보이겠다는 것 아닌가
▲올해 한해만 R&D하고 내년부터는 안한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성과창출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냉철하게 분석해서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 전체적인 얘기. 지금 시작을 해야 앞으로 5년 후 10년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본다. 절대로 한해를 보고 R&D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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