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의 활용이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력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상현실 기술이 핀테크(금융+기술)의 다음 단계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정 연구위원은 “가상현실의 기술 발전에 의해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 가격과 성능을 가진 기기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컨텐츠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상품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가상현실 기기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올해 세계적으로 5600만대의 가상현실 기기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하는 등 오큘러스(2014년 페이스북에 피인수된 가상현실 전문 업체), 소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업체들이 다양한 가상현실 기기를 내놓으며 경쟁 중이다.
대표적인 적용 사례로는 비대면 채널로서의 자산 관리 업무를 꼽았다. 가상 지점에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간 제약이 없고 개인적인 상담 제공으로 서비스 질을 높일 것이란 예상이다. 또 가상현실 헤드셋을 사용할 것이므로 프라이버시 보장도를 높이고 각 상품 간 비교, 포트폴리오별 시뮬레이션 등으로 이해도가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금융 단말기에 가상현실을 적용하면 자산 포트폴리오와 빅데이터를 시각화해 보다 직관적인 금융 데이터 파악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블룸버그는 이미 가상 단말 ‘버추얼 트레이딩 데스크’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단말 화면을 대형화했으나 물리적 한계에 도달해 가상 공간 안에서 필요에 따라 화면을 무제한 증가시킬 수 있다. 지금은 마우스로 조작하지만 향후 사용자 동작 인식 적용을 위한 테스트 중”이라고 전했다.
보험업의 경우 사고 현장을 재현하는 용도로 활용 가능하며 금융 교육에서도 가상현실 게임 등을 통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위원은 “가상 은행 지점의 초기 단계에는 선택지를 골라서 상담하는 형태가 되겠지만 좀 지나면 일종의 아바타끼리 상담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자동차 보험의 경우 각종 관측 장비에 가상현실을 집어넣으면 사고 당시 상황을 여러 관점에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기관들은 가상현실 기술이 가진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해 극적인 변화 양상을 예측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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