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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아氣자氣 일본 '료칸'…쉬는것이 곧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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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일본 규슈 유후인으로 떠나는 료칸기행-동화같은 온천마을에서 심신충전

일본 료칸은 그야말로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다다미방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와, 노천욕, 가이세키 요리까지 맛보면 휴식이 곧 여행이라는것을 느낄 수 있다.

일본 료칸은 그야말로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다다미방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와, 노천욕, 가이세키 요리까지 맛보면 휴식이 곧 여행이라는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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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후인 와잔호 료칸의 고즈넉한 풍경들-모닥불 위에 놓여 있는 주철 주전자, 일본풍의 슬리퍼, 정원 테이블의 다기세트(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일본 유후인 와잔호 료칸의 고즈넉한 풍경들-모닥불 위에 놓여 있는 주철 주전자, 일본풍의 슬리퍼, 정원 테이블의 다기세트(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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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 동화같은 온천마을인 유후인

아기자기 동화같은 온천마을인 유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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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다. 최근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예쁜 마을 풍광과 여유롭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 있는 것만으로 여행이 즐겁다.

유후인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다. 최근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예쁜 마을 풍광과 여유롭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 있는 것만으로 여행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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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일본인들의 온천사랑은 대단합니다. 겨울만 되면 전국의 온천마을은 외지인들로 북적거립니다. 열도 어디를 가든지 쉽게 온천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유명 온천들이 몰려 있는 일본 남쪽 규슈 지역이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그 중 벳푸와 유후인이 첫 손가락에 꼽힙니다. 벳푸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주로 찾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마을인 유후인은 가족이나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 짱입니다. 최근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유후인에서 온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료칸' 만한 게 없습니다. 정갈한 다다미방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거나, 고즈넉한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도 최고입니다. 그뿐인가요. 료칸의 백미인 화려한 색감과 맛을 자랑하는 가이세키 요리가 빠질 수 없겠지요. 게다가 일본 특유의 환대 서비스까지. 이 모든 것은 료칸에 드는 순간 현실이 됩니다. 물안개 피어난 긴린코 호수를 따라 유후인마을을 거니는 것도 권해 봅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동화 같은 마을 풍광에 젖다 보면 여행이 즐거워집니다.

◇유후인 '료칸 기행'-노천탕에 앉아 녹차 한 잔…가이세키 요리에 넋 잃고
규슈 오이타현의 유후인에는 이름난 료칸이 많다. 니혼노아시타마, 호테이야, 기쿠야, 와잔호, 야도야 오오하시, 메바에소, 사이가쿠칸 료칸 등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손님을 맞는다.
이 중 와잔호 료칸을 찾았다. 유후인역에서 차로 5분여 달리면 된다. 나무향이 퍼지는 오래된 민가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료칸이다.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12동의 별채객실을 갖추고 있는 와잔호 료칸

12동의 별채객실을 갖추고 있는 와잔호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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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료칸 특유의 친절함으로 체크인을 도와 준다. 체크인을 마치면 객실로 안내한다. 자연과 어우러진 12동의 별채객실이 쭉 이어진다. 호수가 적힌 방은 각각의 이름을 갖고 있다. 객실 문을 여니 단정한 다다미방이 보인다. 그 너머는 겨울 정취가 가득한 노천탕이다. 객실마다 노천탕이 마련돼 있다.

료칸은 그야말로 휴식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다다미방에는 꼭 필요한 것들만 간소하게 놓여 있다. 테이블 위에는 다기세트와 녹차가 가지런히 손님을 맞는다. 직원이 차 한 잔을 우려 내놓는다. 은은하게 번지는 녹차향이 다다미방을 채운다.

옷장 안에는 유카타와 양말, 간단한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일본풍의 주머니가 놓여 있다. 와잔호에선 이 주머니를 기념으로 가져가게 한다. 아이들과 찾은 가족에겐 작은 선물이지만 소중한 기념으로 남는다.
슬리퍼를 신고 정원으로 발을 내디뎠다. 돌과 나무로 꾸며진 아기자기한 노천탕이 반갑다. 종일 무겁게 내려앉아 있던 하늘이 비를 쏟아낸다. 비가 와도 문제없다. 슬리퍼를 벗고 노천탕으로 들어갔다. 온천수가 잔잔히 흐르는 소리를 배경으로 빗소리가 들려온다. 노천탕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반짝인다. 눈을 감았다. 여행길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진부하지만 '힐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와잔호의 온천수는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피부병, 부인병, 당뇨병, 신경통, 관절염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유후인 료칸

유후인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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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삼나무숲이 내뿜는 차갑고 청명한 기운과 뜨끈한 온천수의 조화가 노천욕의 묘미를 더해 준다.

객실의 노천탕 외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욕장도 있다. 큰 바위로 만든 노천탕으로 잡목림으로 둘러싸여 보다 평온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료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식이다. 이른바 '가이세키 요리'가 그것이다. 에도 시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정식 요리인 혼젠을 간단하게 만든 것이다. 요즘엔 료칸에서 내오는 정식 요리를 뜻하는 말로 불린다. 계절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차려 낸다. 또 음식의 맛, 색깔, 모양을 고려하고 그릇의 재질도 감안해 준비한다.

식사시간이다.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무릎을 꿇고 방으로 음식을 나를 것 같지만 와잔호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숙박객들은 건물 내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개인상을 따로 받는다.
료칸여행의 백미인 가이세키 요리. 계절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차려 낸다. 보는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료칸여행의 백미인 가이세키 요리. 계절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차려 낸다. 보는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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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이세키 요리

일본 가이세키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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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창작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생선, 육고기, 채소 등으로 조리한 그야말로 생소한 진미가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말 그대로 성찬이다. 가이세키 요리는 하나하나가 음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단순히 '맛있다'는 말보다는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예술이나 다름없다.

료칸에서 음식을 접할 때에는 식재료가 가진 맛과 음식을 내는 주인장의 서비스를 느긋하게 즐기면서 먹는 게 좋다. 방으로 돌아가니 이불이 깔려 있다. 깔깔하게 잘 다려진 이불보가 내는 소리가 참 맑고 포근하다. 녹차 한 잔을 마시고 눈을 감았다. 곧장 아침이 됐다. 꿀잠이였다.

◇유후인 마을투어-물안개 피어난 몽환적 호수 따라 동화 속 마을 한 바퀴
유후인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온천마을이다. 최근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예쁜 마을 풍광과 여유롭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 있는 것만으로 여행이 즐겁다.
유후인역에서 바라다 본 유노츠보 거리와 유후다케산. 유후인 마을투어의 시작이 되는 곳이다.

유후인역에서 바라다 본 유노츠보 거리와 유후다케산. 유후인 마을투어의 시작이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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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유후인역까지 운행하는 특급관광열차인 유후인노모리열차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유후인역까지 운행하는 특급관광열차인 유후인노모리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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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역(후쿠오카)에서 특급관광열차인 유후인노모리를 타고 2시간이면 유후인역에 닿는다. 노모리열차의 또 다른 재미는 '에키벤'을 맛보는 것. 열차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각 지방 특유의 제철 식재료로 조리한 다양한 토속 별미들이 반합에 정갈하게 담겨 있다.

유후인역을 나서자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유후다케산이 먼저 반긴다. 그 아래로 상점가와 마을로 이어지는 유노츠보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일본 전통 분위기를 살려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예쁘다. 갤러리와 기념품점, 미식거리, 카페 등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이며 저마다 특색 있는 가게가 풍성한 눈요깃감이다.

겨울왕국의 엘사와 토토로, 부와 복을 상징한다는 부엉이가 여행객들에게 손짓한다. 동구리노모리로 불리는 토토로숍은 인기최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를 테마로 한 숍이다.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후인의 인기명소인 긴린코호수

유후인의 인기명소인 긴린코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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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로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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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고르케

금상 고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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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걷다 보면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크로켓 가게를 볼 수 있다. 바로 유후인 명물인 금상 크로켓이다. 일본 크로켓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유후인에 들렀다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곳.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또 롤케이크 전문점에서 부드러운 케이크 한 점에 커피 한 잔의 여유도 부려볼 수 있다.

유노츠보 거리 끝자락에 유후인을 대표하는 명소가 있다. 긴린코 호수다. 호수에서 잉어가 뛰어오를 때 그 비늘이 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차갑고 따뜻한 온천수가 흐르는 호수다. 겨울에도 수온이 높아 이른 아침에는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후인(규슈 오이타현)=글ㆍ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인천 국제공항에서 일본 후쿠오카 공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제주항공 등이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후쿠오카에서 유후인까지 이동 방법은 2가지다. 하카타역에서 JR북큐슈 레일패스를 이용해 유후인노모리 열차(지정석ㆍ약 2시간 소요)를 타거나 후쿠오카 공항이나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버스(약 2시간 30분 소요)를 이용 하면 된다.
유후인 인력거

유후인 인력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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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 시내관광=유후인 시내에서는 인력거(사진), 자전거, 마차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중심가가 그리 크지 않아 걸어 다니는게 더 좋다. 짐을 가지고 온 경우는 유후인역 앞에 있는 코인락커(종일 500엔)에 넣어둔다. 송영(픽업)버스가 있는 료칸을 이용할 경우 짐을 맡겨둘 수 있다.

△유후인 료칸=료칸에서 하룻밤은 1인당 20~50만원 선(조ㆍ석식포함). 4인 가족에겐 부담스러운 비용이지만 1박을 해볼만 하다. 일정에 여유가 없다면 유후인이나 벳부 온천 료칸에서 당일 온천도 가능하다. 온천을 즐길 때 몇가지 예절이 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그리고 대중탕 내에서는 작은 수건으로 중요한 부위를 가려야 한다. 온천에서는 때를 밀 수 없다.

△여행상품=하나투어(www.hanatour.com)는 규슈로 떠나는 3일 여행을 선보였다. '벳부' 고원 지대에 위치한 대자연속 온천 '아소팜빌리지'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유후인'에선 자유관광과 '쿠로가와 온천마을'을 거닐며 심신을 정화할 수 있다. '다자이후 텐만궁', '가마도 지옥' 등 규슈지역의 핵심관광지도 빠짐없이 찾는다. 2월 출발 기준 59만9천원부터 예약 가능하다. (1577-1233)
일본 규슈 지역 유후인 지도

일본 규슈 지역 유후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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