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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돈이다]창업 앞두고 굿판 효과 있나…돈과 占의 비밀

최종수정 2016.01.21 11:07 기사입력 2016.0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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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비결에서 타로까지…성인 60%가 본다는데

영화 '박수건달'의 한 장면

영화 '박수건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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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운, 매매운, 투자운, 재물운 **원, 1년운세 상담은 **만원, 사주 운세 상담 **원, 신명의 발원과 염원이 지극정성인 소원성취의 신당! 신령님 원력으로 당신의 미래를 진단하고 힐링합니다!

이런 점집 광고를 본적이 있는지. 새해만 되면 사람들이 문턱이 닳도록 찾는 곳이 바로 이곳, 점집이지. 최근엔 대학가를 중심으로 타로카드 사주풀이가 유행인데, 그외에도 궁합이나 손금, 관상, 토정비결을 물어보는 곳은 여전히 인기가 많아. 특히 직업운, 결혼운, 건강운 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재물운 아니겠어. 재물운은 투자운, 부동산운, 사업운까지 세분화돼있어서 따로 꼼꼼히 봐주는 점집이 많대. 작년엔 아등바등 살았지만 올해는 조금 더 살림이 펼 것이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점집을 찾아 재물운을 보는 거겠지. 그런거보면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운세나 무속이 우리 일상에 가까이 있다고 할 수 있는거지.
◆용한 점쟁이 토정비결에서 온라인 타로카드까지…신년 운세의 종류

크게 운세는 사주와 토정비결, 타로카드, 별자리 등으로 나뉠 수 있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운세인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10가지 천간과 12가지 지지로 표현한 뒤 음양오행을 따져 길흉화복을 점쳐. 궁합은 결혼을 앞둔 남녀의 사주를 바탕으로 부부로서의 길흉을 알아보는 것이지. 토정비결은 조선 선조 때 학자인 토정 이지함이 만든 것이래. 사주를 바탕으로 한 해 동안의 길흉화복에 대한 예측을 담은 예언서 '토정비결'이 현대에까지 내려온거지. 조선 후기부터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게 바로 토정비결 운세야. 서양에서 건너온 타로는 메이저 카드 22장, 마이너 카드 56장 등 총 78장으로 구성된 카드 중 3장을 뽑아 카드에 그려진 그림의 의미를 해석하는 점술이야. 젊은 층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지난 2010년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095명을 대상으로 '운세 서비스 이용 행태와 비용, 태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6%가 올해 운세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대. 또 이들 중 47.1%는 유료 운세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한국의 성인 남녀 1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이 점이나 사주를 보는 셈이지. 또 한국역술인협회는 한국에서 점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4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해. 노점상의 형태로 하는 경우도 많으니깐 실제는 이보다 더많을 것으로 봐. 산업의 규모는 4조 원, 인터넷의 발달로 급속히 늘어난 온라인 점 산업의 규모도 연 2조 원 수준이라고 하니 굉장하지.
인터넷을 넘어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점 산업도 '손 안에 들어오는 서비스'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 몇 번의 터치만으로 신년 운세부터 궁합까지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들의 등장이지.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사주'로 검색하면 총 321개의 앱이 검색돼. 토정비결을 검색하면 55개의 앱을 볼 수 있고 '타로'를 검색하도 31개의 앱이 나와.

◆용한 점집 창업굿판 벌여 효과 없으면 사기죄 성립할까?

그런데 말이지, 복비를 두둑하게 챙긴 점쟁이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을 해서 짜증이 났던 적이 누구나 있을거야.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 굿판을 벌여도 효과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지. 2008년에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었어. 창업을 앞두고 부적을 하나 써달라고 무당집을 찾아간 자영업자 A씨는 창업굿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게 돼. 부적보단 굿을 하면 석달만에 손님이 크게 늘거라는 무당의 말에 혹한거지. 거액의 돈을 내 창업굿을 했지만, A씨의 가게는 3개월 내내 파리만 날렸어. 이에 A씨는 무당을 상대로 고소를 한거야.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어. 당시 판결문(서울동부지법 선고 2007가합7018 판결)에선 무속행위란 우리나라의 민간 토속신앙의 일종으로, 객관적ㆍ과학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이고 비현실적인 범주를 그 기반으로 하는 행위라고 정의했어. 이런 무속행위는 요청자에게 마음의 위안 또는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행위 그 자체는 일종의 '서비스'란 거지. 무속인이 어떤 바람을 갖고 무속행위를 했다면 그것으로 서비스를 다한 것이고 비록 원하는 목적 달성이 되지 않을 경우라도 이를 근거로 무속인이 요청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골자야.

한마디로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굿을 해도 그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사기죄를 물을 수 없다는 거지. 이건 어쩌면 사찰이나 교회, 성당에 기부금을 내고 소원성취가 안됐다고 고소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어. 신이 내 소원을 안들어줬다고 신을 고소하거나 누군가에게 이를 수는 없는것과 같은 이치지. 그러니까 너무 많은 돈을 점집에 갔다주는 건 스스로 판단할 일이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소재를 따질 수 없다는 건 잘 알아둬.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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