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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아동학대, 분노보다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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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의 충격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후약방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숨진 초등학생이 4년간 학교에 나오지 않았던 점에 비춰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교사들의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후속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엽기적인 아동학대 범죄를 접한 국민의 충격이 가시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들이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이 뚫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14년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칠곡 계모'와 '울산 계모' 사건은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후에도 간간이 터지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영유아 폭행사건은 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11세 여아에 대한 친부와 동거녀의 감금·폭행 사건이 알려진 것도 불과 한 달 전이다.

이 같은 아동 폭행을 근절하겠다며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생겼지만 시행 1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1년 동안 접수된 아동학대 피해 건수는 1만855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6643건)보다 11.5%나 증가했다. 학대 의심사례도 1만3758건으로 16.6% 늘었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가 늘었다고는 해도 이처럼 아동학대 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오히려 피해 접수가 늘어난 것은 취약한 아동보호 체계를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처리하면서 자칫 친부모의 엽기적 행각에만 초점이 맞춰져 처벌 문제만 부각될까 우려된다. 친권을 잃은 이들 부모 때문에 홀로 남겨진 숨진 초등생의 여동생에게도 관심이 필요하다. 혼자 남은 이 아이가 감당해야 할 충격을 보듬는 것도 우리 사회의 몫이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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