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아람코의 기업 가치가 10조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압도적인 규모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시가총액은 현재 3270억달러다. 시총 세계 1위인 애플의 시가총액도 최대였을 때 7560억달러로 1조달러를 넘지 못 했다.
과거 사우디 석유부 고위 자문을 맡았던 모하매드 알-사반 애널리스트는 아람코가 모기업 형태로 상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람코 계열사를 상장시키는 후자의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람코를 상장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사반은 아람코를 상장시킬 경우 소유주인 사우디 왕가의 금융 정보 등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도 사우디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의 계열사 상장은 전례도 있다. 아람코는 2008년 자국의 다운스트림 부문 계열사인 페트로 라빅을 상장시킨 바 있다. 아람코는 당시 페트로 라빅 지분 25%를 공개매각했다. 페트로라빅은 아람코와 일본의 스미토모 화학이 지분 37.5%씩 보유하고 있다.
FBR앤코의 채드 마브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조달할 자금 규모를 늘리면 아람코가 몇 년 더 저유가 상황을 버티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이 경우 사우디가 현재 저유가를 더 오래 지속시켜 미국 셰일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적 차원에서 아람코 자체 상장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람코 관계자는 사우디의 정부의 결정이 있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듯 하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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