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프로 삼성생명, 명가 부활 수비농구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언제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빠른 은퇴가 아쉬웠던 선수생활, 15년간의 고된 코치생활, 첫 감독직을 맡은 올 시즌까지 모두. 하지만 그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기에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의 임 감독(49)은 호탕하게 웃을 수 있다.
8년간(1990~1998년) 남자실업농구 현대 소속으로 뛴 임 감독의 포지션은 슈터(포워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49)과 동기다. 프로 원년인 1997년, 왼쪽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이 덮쳤다. 첫 현대 우승(1997~1998년) 당시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서른 살 되던 해 은퇴를 선택했다. 임 감독은 “‘좀 더 참아봤으면 어땠을까?’하며 아쉬울 때도 있지만, 다 지난 일”이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7일 KDB생명에 일격을 당하며 4연승 도전을 멈췄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며 침체기에 빠졌던 삼성생명. 그러나 차츰 임 감독의 구상대로 팀을 만들어 가고 있다. 뒷심이 약했던 삼성생명은 최근 4쿼터에 강한 팀이 되었다. KDB생명과의 경기에선 4쿼터에만 28점을 몰아넣었다.
임 감독은 “오자마자 리빌딩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고아라(28), 박하나(26), 배혜윤(27) 정도 만이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였다. 베테랑 이미선(37)의 출전 시간을 줄여서라도 변화를 줘야 했다. 새 선수를 무리하게 영입하기보다 현재 있는 선수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임 감독의 가족들은 2011년 이후 줄곧 캐나다에서 산다. 훈련을 쉬는 날엔 외롭기도 하지만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임 감독은 2008년부터 술도 완전히 끊었다. 저녁시간은 상대 팀의 경기를 매일 분석하며 보낸다.
임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동안 부족한 부분을 정비해야 한다. 우리 팀은 스타가 끌고가지 않는다. 누구 하나가 잘하는 팀이 아니라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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