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신당, 안철수 탈당에 '반색'…통합신당 '군불'

천정배 "안 전 대표, 같은 인식에 도달"
박주선 "통합신당 논의 속도 내길 희망"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결행하자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야권 인사들은 '통합신당'을 거론하며 군불을 때고 있다.

신당 창당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천정배 의원(무소속)은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야권 정치의 주도 세력을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저와 같은 인식에 도달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유력한 지도자 중 한 분인 안 전 대표와도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미 안 전 대표와 뜻을 함께 하겠다고 밝힌 만큼 연대 타진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천 의원은 이날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국민회의(가칭) 창당추진위원회' 창당 발기인대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있어야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기존의 낡은 판에서 루저(패배자)가 돼서 나온 사람들은 미안하지만 함께 하지 않겠다"면서도 "절대적 절망에 빠진 국민을 구하기 위한 노력에는 많은 분들이 차이를 넘어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탈당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된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전북 정읍시)이 참석, 축사를 했다. 유 의원은 안 의원의 정치적 구호가 '새정치'라는 점을 언급, "새정치와 (천정배의) 국민회의가 만나면 새정치국민회의인데 새정치국민회의는 바로 1995년 창당돼 1997년 헌정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당"이라며 연대를 제안했다.

또 다른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의원(무소속)도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오늘의 창조적 파괴는 분열이 아닌 야권 재편과 한국정치 개혁이라는 희망찬 미래를 우리에게 열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새정치를 향한 안 전 대표의 용기있는 대담한 결정을 환영한다. 안 전 대표의 결단은 야권 재편과 한국정치의 전면 개혁을 위한 소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그동안 답보하던 통합신당 논의가 속도를 내길 희망한다"면서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한다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제3지대에서 하나로 모여 국민의 여망을 실현하는 대안정당을 창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열은 친노(친노무현)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새정치연합은 더 이상 분열이라는 프레임으로 변화를 거부하지 않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친노세력과 신당이 서로 경쟁한다면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야권의 분화는 야당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며 한국정치의 생산성도 높아지게 하는 지혜로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