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오늘 운명의날…회생가능 vs 밑빠진 독 물붓기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이 29일 오후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4조~5조원 규모의 지원방안이 확정된다면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4조원+α' 지원을 골자로 하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방안은 오후 3시경 발표될 예정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우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총 3조원의 신규대출을 해 주고, 산업은행이 1조원을 유상증자한다. 이와 함께 산은·수은의 채권 일부 출자전환, 시중은행 대출만기연장,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 확대 같은 지원책도 추가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4조~5조원 규모의 지원방안 확정된다면 대우조선해양은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지원될 경우 차질없이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상화 이후에는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 중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가 가장 많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수주잔고에 있는 52척의 LNG선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산업은행 노조는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지금의 대우조선 사태는 2013년 STX조선해양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며 "법정관리가 되더라도 원칙에 근거한 구조조정을 하라"고 요구했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었는데도 국민경제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 수위를 낮췄다가 지금도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2년간 4조5000억원을 수혈 받은 STX조선은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대규모 지원에도 독자 생존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는 17조4550억원(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600%가 넘는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16조7862억원)보다 부채가 많다.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32.3%다.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이미 2조9000억원에 달한다.
부실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대우조선은 손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발표에서 3조318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올해 한 해만 5조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조원대의 지원이 추가로 이뤄지면 대우조선에 지원될 신용공여액은 30조원에 가까워 진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대우조선이 67개 금융사에서 받은 신용공여액은 23조2천2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부실문제가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책임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강도 자구계획이 차질을 빚거나 향후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회사로 거듭 나지 못할 경우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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