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려던 사시 다시 살리자" 나선 국회…現 로스쿨 제도 무슨 일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효진 기자, 김재연 기자]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꺾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체제에 대한 법조계 정서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여론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로스쿨 체제가 '희망의 사다리'를 단절한다는 비판적 정서가 반영돼 있다.

로스쿨 측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여론의 시선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이제 법조계를 넘어 정치권의 공론화 대상이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소위원회에 상정해 공식 논의를 위한 절차를 밟았다.


로스쿨은 참여정부 시절 도입된 것으로 법조인 양성을 기존의 사법연수원 대신 로스쿨에 맡기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사법시험이 이른바 '고시낭인'을 배출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면서 그 대안으로 로스쿨 체제가 도입됐다.

변호사시험법 부칙은 2017년 12월31일 사법시험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 개정이 없다면 사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사실상 '돈·학벌 스쿨'…그들만의 법조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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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연간 등록금은 2000만원 안팎이다. 책값, 생활비 등을 고려할 경우 로스쿨 3년간 1억원 이상을 부담할 수도 있다. 로스쿨은 사회의 다양한 경험을 지닌 법조인 양성을 명분으로 출범했지만, 현실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30세 이하가 합격자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로스쿨 측은 부인하지만, 수험생들은 '학벌 커트라인' '나이 커트라인'이 암암리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수험생이 선호하는 로스쿨은 특정 대학 출신이나 특정 나이 이하가 아니라면 합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로스쿨 입학생의 98%는 30세 이하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의 지역 변호사 단체인 서울지방변호사회를 이끄는 김한규 변호사는 경원대(현 가천대) 출신으로 30대 중반의 나이에 합격했다. 김 변호사의 학벌이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로스쿨 체제였다면 법조인이 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김한규 회장은 "로스쿨은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가치에 위배되는 게 현실"이라며 "학벌이나 재력에 따라 법조계 진입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로스쿨이 '권력의 대물림'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논란의 초점이다. 과거에는 권력층 자제도 사법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법조인이 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로스쿨 입학을 통해 판사·검사가 될 수 있다. 이미 로스쿨 출신 판·검사가 배출된 상태다.


전·현직 대법관과 법원장의 자제, 국회의원과 장·차관 자제의 로스쿨 입학을 둘러싼 논란은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고위층 자제는 로스쿨 졸업 후 '특혜 취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형 법무법인(로펌) 등이 기왕이면 로스쿨 변호사 중에서도 고위층 자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로스쿨 측은 의혹의 시선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로스쿨 측은 "입학 전형에 필기시험 점수 이외에 면접시험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불투명하다고 주장하지만, 정성평가 역시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면서 "일곱 번의 입시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입학전형 불공정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로스쿨 제도가 '현대판 음서제'라느니 말이 있는데 그럼 사법시험 시절에는 진정 학벌이나 출신에 상관없이 패스만 하면 높은 자리로 누구나 올라갈 수 있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문했다.


로스쿨 입장에서는 사법시험이 존치돼 법조인 배출이 이원화될 경우 위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로스쿨 측은 "사법시험 폐지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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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의 고민은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만이 아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올해 61%까지 떨어지면서 로스쿨 입장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학생들이 변호사시험 과목 위주로 공부하면서 특성화 교육 과목의 폐강이 이어지고 있다.


서완석 전국법과대학교수회 회장은 "미국 로스쿨 제도의 반만 따라 갔어도 사시존치 주장이 나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며 "로스쿨 스스로 자정 능력이 발휘되기 어려운 만큼 한시적으로 사법시험을 병행시켜 사법 발전을 위한 올바른 경쟁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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