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난 15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당시 답변이다. 이미 기정사실화 되어있던 그의 총선 출마를 다시금 확인 사살한 격이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야당 의원님 중에서는 제가 물러나야 경제가 잘 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실상 총선 출마 선언으로 봐도 무방했다.
자신감도 오만도 해석의 문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경제 지표가 여전히 우울하다는 점이다. 수출은 9개월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소비 등 내수 회복세는 공고하지 않다.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알 수 없다.
백번양보해서 총선출마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꼭 그런 식으로 말해야 했을까? 수장의 마음이 떠났다는 게 공표된 마당에 기재부 관료들의 마음이 안정될 리 없다. 최 부총리가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 있냐"며 지지부진한 금융개혁에 일침을 가한 것이 그저 허공의 메아리로 들리는 이유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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