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감에 임하는 국회의 태도는 비장했다. 피감기관은 708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폐막에 접어든 이날 여야의 비장함은 실종됐다. 그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8일 이번 국감에 대해 "스스로 점수가 좋은 것 같지 않다. 공개할 만한 점수가 못 되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난항을 거듭한 끝에 증인으로 채택한 신 회장에 대한 질문도 황당했다. 국회에 출석한 신 회장에게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과 일본이 축구 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고 물었다.
의원들의 '딴 짓'도 잇따랐다. 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감 중 휴게실에 앉아 TV로 바둑 중계를 시청했다. 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 중간에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을 꺼내 읽었다.
아울러 피감기관장의 답변태도도 논란이 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불거진 고영주의 '공산주의자'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고, 노무현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다"라며 시종일관 극우적 견해를 쏟아내 논란이 됐다. 또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분간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받자 "머리가 나빠서, 7분 내내 질문만 하셔서 뭘 답변할지 모르겠다"고 답해 고성이 오갔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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