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행정부 모두 망했다…'낙제국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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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의 대장정이 8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여느 때 보다 요란했던 출발이었지만, 과거 어떤 국감보다도 졸전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막말, 호통, 태도논란, 정쟁 등으로 얼룩진 국감장에서 '한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국감에 임하는 국회의 태도는 비장했다. 피감기관은 708개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폐막에 접어든 이날 여야의 비장함은 실종됐다. 그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8일 이번 국감에 대해 "스스로 점수가 좋은 것 같지 않다. 공개할 만한 점수가 못 되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수없이 등장했던 '막말'은 이번 국감을 망친 주범이었다. 지난달 18일 열린 행자부 국감에서 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은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원내수석부대표인 양반이 여기 와서 깽판 놓으려고 그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 의원이 "누구를 가르치는 거냐"고 맞서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난항을 거듭한 끝에 증인으로 채택한 신 회장에 대한 질문도 황당했다. 국회에 출석한 신 회장에게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과 일본이 축구 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고 물었다.

의원들의 '딴 짓'도 잇따랐다. 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감 중 휴게실에 앉아 TV로 바둑 중계를 시청했다. 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 중간에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을 꺼내 읽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마음이 콩 밭에 가있는 의원도 다수였다. 지역구 관리하느라 바빠 국감은 뒷전인 것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이번 국감을 "맹탕이었다"고 진단하며, 그 원인 중 하나로 총선을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총선이 앞에 다가와 있어 의원들도 지역구에 많이 신경 써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피감기관장의 답변태도도 논란이 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불거진 고영주의 '공산주의자'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고, 노무현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다"라며 시종일관 극우적 견해를 쏟아내 논란이 됐다. 또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분간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받자 "머리가 나빠서, 7분 내내 질문만 하셔서 뭘 답변할지 모르겠다"고 답해 고성이 오갔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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