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민자를 '사람'으로 봐라, '숫자'가 아니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오전 미 의회 상ㆍ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의 이민자 문제 해결, 기후변화 대응, 종교적 극단주의 배척, 사형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CNN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미 의회 연단에서 이민자들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교황은 "우리도 한 때는 이방인이었다"고 말하며 "나 역시 이민자 가정의 아들이고 여러분 중 꽤 많은 사람들도 이민 가정의 후손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는 그들의 '숫자(numbers)'에 놀라지 말고 그들을 '인간(persons)'으로 대해야 한다"면서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시리아 난민 사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위기"라고 표현하며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오복음서 7:12)라는 신약성경의 '황금률' 문구를 인용해 미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교황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기후변화를 막고 환경보호를 위해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며 "용기 있고 책임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종교와 정치의 극단주의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교황은 "종교의 자유, 지식추구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한편으로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체제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과 싸우기 위해 섬세한 균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형제와 관련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며 지구에서 사형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직언했다.
교황의 연설 도중 기립 박수 12차례를 포함해 총 37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열렬한 환영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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