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은행권 '리딩뱅크' 경쟁④]인터넷은행·해외투자 확대로 경쟁력 높여
▲정우택 정무위원장: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시가 방식으로 바꿨는데 저가 매각으로 인해 배임 이슈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가보다 부당하게 낮은 가격에 매각하지만 않는다면 배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요? 원금을 전혀 회수 못한다면 배임인가요?
▲임종룡 금융위원장: 배임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 위원장: 보유 지분 51%정도 중 과점주주에게 30%를 먼저 매각한 후 경영을 자율화시켜 기업가치를 올리면 주가도 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가가 오른 후 나머지 20%를 파는 소위 투트랙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임 위원장: 그 방안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날 인터넷 중계를 통해 국감을 지켜본 우리은행 은 일순 술렁였다. 임 위원장의 생각이 민영화에 대한 이광구 행장의 속내와 겹쳤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평소 "프리미엄 방식이 아닌 시가 방식으로 매각 전략을 바꿨는데 이를 헐값과 연결짓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분 일부를 먼저 매각하고 나머지를 지금보다 비싸게 판다면 주당 평균 매각가는 1만3500원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 국감 후 우리은행 내부는 매각주체인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시각이 이 행장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민영화'는 이 행장이 임기내 기필코 마무리해야 할 숙제이자, 의무다. 특히 올 하반기가 민영화의 골든타임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분위기는 좋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자 금융위가 전담팀까지 꾸려 협상에 나섰다. ADIC는 금융위와 현재 10% 내외의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논의 중이다. 이와함께 두바이 등 2~3곳의 중동 국부펀드 측이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매각주체인 금융당국이 민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모든 직원이 역진필기(力進必起)의 자세로 힘을 합쳐 기업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 개척도 미래를 위한 투자다. 우리은행은 올 6월말 현재 총 18개국에 진출해 총 191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본다면 시중은행 중 해외 네트워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며 14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아프리카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다음달 계좌이동제의 본격적인 시행에 맞춰 국내 영업망도 한층 강화한다. 개인고객 대상 영업에 집중하는 '개인특화점' 13곳을 상반기에 시범운영한 데 이어 하반기에 51개를 추가해 총 64개 점으로 늘렸다. 이 행장은 "민영화 방향이 발표된 만큼 모든 직원이 힘을 합쳐 기업가치를 올려야 한다"며 "올 하반기에는 발빠른 전략과 실행으로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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