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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병 이겨낸 고추 개발…FTA에 새품종으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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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농업 어디까지 왔나…농진청이 뛴다 上]

쌀 관세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기점으로 국내 농업의 문이 열렸다. 중국의 값싼 농산물이 어느새 식탁을 점령하고, 첨단 기술과 기업형 농업을 앞세운 선진 농업도 호시탐탐 진출을 엿보고 있다. 우리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대항마를 마련해야 한다. 선진국보다 먼저 품종을 개량하고 새로운 농법을 개발하는 것이 국내 농업이 살아남는 길이다. 앞으로 2회에 걸쳐서 달라지고 있는 농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재래돼지 응용 '난축맛돈' 탄생
수박 딸기 토마토 멜론 참외 등 고품질 생산 지원
난축맛돈과 일반돼지고기 등심 비교(자료:농촌진흥청)

난축맛돈과 일반돼지고기 등심 비교(자료: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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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 해 1300억원의 피해를 주는 치명적인 질병. '장마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으로 불리는 것이 바로 고추 탄저병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나 태국, 중국 등 몬순기후 대의 아시아 국가들도 고추 탄저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기후도 큰 영향을 주지만 문제는 품종이다. 남미의 고추 품종 가운데 '근연종' 고추는 유전적으로 탄저병을 이겨내는 저항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탄저병을 막기 위해 농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고추 끝에 농약이 있다'는 속설까지 등장할 정도로 고추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도 커져만 갔다.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고추연구팀은 1998년부터 고추 탄저병을 연구, 고추 탄저병 저항성을 보이는 남미 토종 고추를 찾아내 2012년 탄저병에 저항성을 보유한 고추 품종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대만 아시아 채소연구개발센터(AVRDC)와 같은 국제기관이나 몬산토, 신젠타와 같은 세계적인 종자회사도 탄저병에 강한 고추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저항성 유전자원을 가진 근연종을 발견하고, 고추 유전체에서 저항성을 갖는 부위를 찾아 염기서열을 확인, 특허까지 획득했다. 국내는 물론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도 국제특허(PCT) 출원을 끝마쳐 수출 길도 활짝 열었다. 탄저병에 강한 고추 종자 수출로 2020년에 3000만달러 수출 달성이 예상된다.

제주 재래돼지를 활용해 흑돼지를 개발한 '난축맛돈'도 품종 개량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 돼지산업은 외국에서 종돈을 전량 수입해왔다. 마리당 평균 100만원의 로열티를 지급할 정도로 수입에 의존해왔다.

2005년부터 농진청은 제주 재래돼지의 육질과 번식이 뛰어난 한라랜드 품종을 결합 난축맛돈을 2013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저지방 부위에도 근내지방이 일반 돼지보다 3배 정도 많아 구이용으로 적합하고 소비자 평가도 뛰어났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살아있는 가축을 특허 등록한 사례로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고 연구진은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유공자로 대통령포장까지 수상했다.

농진청은 올해 수박과 딸기, 토마토, 멜론, 참외 등 5개 품목에 대해 고품질 생산도 지원하고 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40개 지역 887개 농가에 생산기술을 지원했다.

생산단계의 온·습도 관리에서부터 인공수정 방법과 농약 안전 사용법은 물론 공동출하와 단일브랜드 선별까지 전 단계에 맞춤형으로 지원해 참여농가 92%가 사업에 만족했다. 특히 인근 농가의 판매가격보다 평균 20%가량 비싸게 판매되면서 농업인 소득도 인근 농가에 비해 27%나 늘어나는 성과를 기록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수입에 따른 사용료 지불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세계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농촌진흥청 공동기획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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