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열병식 비용은 얼마?
경제성장 둔화로 '군사냐 민생이냐' 딜레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3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퍼레이드(열병식)을 여는데 들어간 돈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알 수 없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열병식에서 생략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톈안먼(天安門) 광장 앞을 지나갈 모든 무기들에 대한 '가격표'라고 이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열병식에서 공개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26,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함재기 젠(殲·J)-15 등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어갔는지 함구하고 있다. 중국이 공개하고 있는 국방 예산에도 신무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R&D) 비용, 무기 수입 비용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불투명한 국방 예산 공개 방식 때문에 열병식에 등장할 최첨단 중국산 무기들의 비용을 추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방산업체들의 독과점 문제도 심각하고 관리·감독도 부실해 신무기 개발 과정에서 낭비되고 새어나가는 돈 역시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열병식이 화려하면 할수록 중국이 현재 겪고 있는 경제성장 둔화, 증시 급락, 통화가치 하락, 인건비 상승 등 문제가 더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데 있다.
WSJ은 중국이 경제 하강 국면에서 앞으로도 계속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경우 보건복지, 교육 등 다른 곳에 할당돼야 할 예산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민생을 위해 군비 지출을 어디까지 늘려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샘 펠로 프리만 군비지출 조사 책임자도 "지난 20년 동안 중국에서 '군사냐 민생이냐(guns or butter)' 딜레마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된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수 십 년 간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경제성장에 힘입어 국방비 지출을 늘려왔다. 그 결과 중국 군대의 훈련수준과 전투능력이 향상됐고 현대화 수준도 높아져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 중시 정책)'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의 대(對) 중국 경계심도 높아진 상태다.
군사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경제 성장 속도 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진단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내부 정치적 힘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세계로 확대한다는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사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군사전문 기관인 IHS제인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2020년께 연 2600억달러 규모로 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2010년 지출한 국방비의 두 배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방 예산에 신무기 개발 비용 등이 포함될 경우 실제로 중국이 지출하는 국방비는 발표된 것 보다 50% 가량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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