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의 건배사는 한껏 들떠 있던 연찬회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됐고,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전환점을 맞은 날이기도 했다.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의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김무성 대표도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여러분, 기분 좋으시죠?"라고 물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또한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자는 다짐과 함께 '당정청은 하나'라는 구호로 똘똘 뭉쳐 있었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새누리당 지도부도 정 장관이 실언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국민의 뜻을 반영하겠다며 선거제도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더욱 조심해야 할 건 이런 구설수일 것이다. 정쟁을 하더라도 쓸모가 있어야 한다. 에너지를 불필요한 곳에 쏟아 부을 만큼 대내외 정치경제 환경이 한가하지 않다. 정 장관은 말하기 전 세 번 생각해야 한다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을 다시 한 번 새겨보기 바란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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