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PBR, 청산가치 밑돈다니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올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시장가치는 여전히 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치가 모두 청산가치를 밑돌았다. 미국 최대 상업은행인 웰스파고의 3분의1수준에 그쳤다.
10일 국제금융센터는 모건스탠리를 인용 국내 3대 금융지주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3배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신한금융지주(0.7배)가 가장 높았고 KB금융지주(0.5배)와 하나금융지주(0.4배)는 자본가치의 절반값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반면 야후파이낸스가 집계한 미국 3대 은행의 평균 PBR은 1.26배로 나타났다. 웰스파고(1.74)가 가장 높았고 JP모건(1.17)과 씨티그룹(0.86)이 뒤를 이었다.
PBR은 장부가격대비 시장가격의 비율이다. 낮으면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값이 증권시장에서 저평가됐다는 의미인데, 특히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미친다는 뜻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은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주요 은행들이 증시에서 회사 장부가치에도 못미치는 값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국 은행권의 PBR이 크게 낮아 저평가 문제는 계속 제기돼 왔다"면서 "현재 주가는 은행권 리스크가 반영된 밸류트랩(가치함정, 저평가 상태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는 현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은행 저평가 문제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상반기 실적성장세와 대조적이다. 신한 KB 하나 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2조97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9%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실적은 자산관리 수수료 등이 포함된 비이자수익이 선방해 성장했으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악화와 가계빚 대책으로 자산증가세 둔화될 수 있다는 것도 구조적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은행업이 정부의 강한 통제를 받는 '라이선스(인가) 산업'이다 보니 고용창출과 건전성 규제를 많이 받고 이것이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시장가치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은 "내수경기가 나쁘다보니 실물을 떠받드는 은행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배당률까지 타 업종에 비해 높지 않은 점이 은행 저평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국내은행의 경우 규제 많은 산업이란 인식이 짙은 것도 저평가의 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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