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축구마케터는 그날 24시간 뛴다
FC서울 마케팅팀 이승현 씨의 하루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5년 6월 27일 오전 8시. 프로축구 FC서울의 마케팅팀 이승현(28) 씨의 뜨거운 하루가 시작된다. 가족 나들이를 계획하고 휴가를 즐길 토요일.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여유다. '슈퍼매치'가 열리는 날이니까.
이 씨는 사무실이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숫자와 맞닥뜨린다. 그의 업무는 관중 입장과 티켓 판매 및 운영. 입장권 발권업체로부터 예매 현황을 확인하고, 현장 판매를 위한 매표소를 몇 개나 운영할지, 시즌 회원과 어린이 팬, 법인 관중, 일반 관람객까지 수요를 고려하며 손님맞이를 준비한다. 경기 시간은 오후 5시. 정신없이 오전을 보낸 뒤 낮 12시가 되면 안내와 홍보물 설치 업무를 도울 아르바이트생들이 모인다. 팀에서 마련해준 샌드위치가 점심 메뉴지만 먹을 여유가 없다. 정해진 구역에 아르바이트생들을 배치하고 담당 업무를 설명하다보면 점심시간이 지나간다.
경기 시작 세 시간 전부터는 현장 매표를 시작한다. 주말 홈경기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 관중은 1만5000~2만 명. 그러나 슈퍼매치에는 4만 명 정도가 몰린다. 예매와 티켓 교환 등을 위해 서른 개 남짓 운영하던 티켓 부스도 쉰 개로 는다. 발권이 제대로 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1도. 정장과 셔츠, 구두 차림으로 쉴 새 없이 경기장 외곽을 돌면 온 몸이 땀에 젖는다. 이 씨는 "무전기도 있지만 경비 업체 담당자와 연락하거나 긴급한 용무가 아닐 때는 곳곳을 돌며 눈으로 확인한다"고 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본격적으로 관중을 맞는다. 지하철역과 가까워 팬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북문 주변은 특히 주의를 기울인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좌석을 찾지 못한 팬들은 없는지, 회원들을 위한 서비스는 제대로 제공하는지 확인한다. 경기를 볼 여유는 없다. 그가 속한 마케팅팀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두 시간 넘게 경기장을 지킨다. 이 씨도 구단에 정산서를 제출하고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관리자에게 입장 관중과 티켓 판매 결과를 알려야 업무가 끝난다. 그는 "일과를 마무리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며 동료들과 대화하며 고단함을 털어낸다"고 했다.
이 씨는 2005년에 FC서울의 팬이 되었다. 박주영(30)이 입단하면서 구단에 애정을 갖고 응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좋아하던 분야를 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2013년. 입사 3년 차이자 부서 막내로 슈퍼매치 홈경기를 다섯 번 경험했다. 그는 "연간 경기 일정이 나오면 슈퍼매치가 열리는 날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고 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팀이 있어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의욕을 느낀다. K리그의 대표적인 경기를 현장에서 함께 만든다는 자부심이 그에게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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