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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톡 건드리기만 해도 초록물이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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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평창 NO, 여름이 더 매력적-천연바람 맞으며 계곡에 풍덩 세상시름 싹~

한 낮엔 바위골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물소리, 새소리에 흠뻑 젖다보면 여름더위는 저멀리 사라지고 없다. 이런 맛때문에 여름날 평창 계곡을 찾는 이유일지 모른다.

한 낮엔 바위골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물소리, 새소리에 흠뻑 젖다보면 여름더위는 저멀리 사라지고 없다. 이런 맛때문에 여름날 평창 계곡을 찾는 이유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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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색은 녹색이다. 짙은 숲의 녹음도 그렇고 그 녹음을 듬뿍 머금은 계곡이나 강도 푸르다 못해 녹색이다. 그래서 이끼계곡은 여름색의 종결자다.

여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색은 녹색이다. 짙은 숲의 녹음도 그렇고 그 녹음을 듬뿍 머금은 계곡이나 강도 푸르다 못해 녹색이다. 그래서 이끼계곡은 여름색의 종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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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푹 푹' 찌는 더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바람이 아니라 계곡에서 불어오는 천연바람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는 천연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산줄기마다 수려한 계곡들이 실핏줄처럼 뻗어있고 톡 건드리기만 해도 손에 초록물이 묻어 날 듯 한 숲도 천지다.
아침이면 물안개에 젖어 숲길을 거닐고, 한낮엔 바위골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물소리ㆍ새소리에 흠뻑 젖고 싶다. 이런 맛때문에 여름날 계곡을 찾는 이유일지 모른다.
강원도 평창은 산 좋고 물 좋은 계곡을 간직하고 있어 바람맞는(?)여행지로 매력적이다. 흥정계곡, 금당계곡, 노동계곡, 막동계곡, 이끼계곡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계곡들이다. 그중 주변 볼거리와 잘 어울리는 계곡을 찾아봤다. 물굽이의 청량한 소리만으로도 후회 없는 그런 곳들이다.

◇열목어, 송어 뛰노는 흥정계곡
평창의 많은 계곡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곳이 봉평면에 있는 흥정계곡이다. 회령봉(1,309㎙) 서쪽 기슭에서 발원하는 평창강의 최상류다. 물이 맑은 것은 물론 한여름에도 섭씨 15도를 밑돌 정도로 차갑다. 천연기념물 열목어를 비롯해 송어, 꺽지 등이 물속에서 뛰놀 정도로 청정하다.
흥정계곡

흥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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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상류에는 곳곳에 작은 연못과 여울이 어우러지고 오랜 시간 암벽 사이로 물이 흘러 암벽을 깎아내며 만들어진 물길 등이 색다른 볼거리를 연출한다.
흥정계곡에는 십 여년 전까지만 해도 귀틀집도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계곡변 도로에 펜션들이 빈틈없이 도열해 있다. 1급수 청정계곡의 풍모는 조금씩 퇴색되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상쾌한 물소리는 여전하다. 흥정계곡은 가파르다가 넓어지기를 반복하며 10여㎞를 흘러 봉평읍내를 지나 유포리~개수리~하안미리에 이르는 17㎞ 구간의 금당계곡을 이룬다. 흥정계곡 상류에는 허브나라농원이 있다.

◇산삼 썩은 물이 흘러 내린다는 장전 막동계곡
평창군 진부면 장전리와 막동리에 각각 위치한 계곡으로 진부에서 59호선 국도 수항계곡을 따라 정선방면으로 향하다 평창군과 정선군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다.
막동계곡

막동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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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유전자원 보호림인 가리왕산 심산유곡에서 발원하는 계곡으로 규모는 작지만 풍부한 수량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며 1급 청정수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맑은 물은 가리왕산의 산삼 썩은 물이라 할 만큼 깨끗해 그냥 마셔도 될 정도이고 계곡 초입부터 크고 작은 자연석이 뒤덮인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계곡 전체에 울창한 천연림이 우거져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만큼 시원하다. 계곡안에 산방과 펜션 등이 들어서 행락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여름색의 종결자 이끼계곡
여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색은 녹색이다. 짙은 숲의 녹음도 그렇고 그 녹음을 듬뿍 머금은 계곡이나 강도 푸르다 못해 녹색이다. 그래서 장전리 이끼계곡은 여름색의 종결자다.

물줄기를 따라 주변 바위가 온통 이끼로 가득 차 녹색물결을 이루고 있다. 맑은 날도 숲이 우거져 어두컴컴하고, 늘 습하기 때문에 계곡을 타고 물감을 뿌린 듯 이끼 천지다.
이끼계곡

이끼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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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뜸해 계곡은 태고적 자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비로 인해 수량도 늘어나면서 바위사이로 작은 폭포를 이뤘다. 계곡 한 켠에서는 역시 초록을 머금은 나뭇잎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손에 닿으면 금방이라도 초록물이 배어들 것 같은 느낌이다. 감탄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이런 이끼를 사진에 담으려면 삼각대가 필수다. 발 아래가 무척 미끄럽기 때문에 이동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끼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수다.

◇보물찾듯 글귀를 찾다… 팔석정
막동계곡과 장전계곡 등이 자연미 넘치는 계곡이라면, 평창의 팔석정은 옛 사람들의 그윽한 풍류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팔석정은 논을 따라 이어지는 평범한 물길이 솔숲 울창한 바위를 만나 굽이치는 곳인데, 여덟 개의 큰 바위가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팔석정

팔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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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석'이란 이름은 조선조에 강릉부사를 지낸 양사언이 붙인 것. 일보다 풍류를 더 즐겼던 양사언은 전국 곳곳의 이름난 명소마다 글귀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양사언은 여기 팔석정의 경관에 매료돼 사흘동안 머물며 '삼일정'이란 정자를 세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아왔다고 전한다.

강릉부사의 임기를 마친 양사언은 고성으로 전근을 가게 된다. 팔석정을 두고 가려니 얼마나 섭섭했을까. 그래서 여덟개 바위에 각각 이름을 짓고 이를 새겼다. 금강산과 지리산, 제주도의 옛 이름인 봉래, 방장, 영주란 이름의 바위도 있고 낚시던지기 좋은 바위(석대투간ㆍ石臺投竿), 낮잠자기 좋은 바위(석실한수ㆍ石室閑睡)란 이름도 있다. 이름이야 여러가지지만 이래저래 놀기 좋다는 뜻이겠다.

삼일정은 이제 자취도 없고, 주위로 도로가 나면서 바위가 흘러내려 계곡이 좁아져 예전의 풍류를 잃긴 했지만, 물길을 앞 뒤의 풍경을 딱 잘라버리고, 팔석정의 풍경만 본다면 아직도 이만한 자리가 없다. 여기서 물놀이를 하면서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양사언이 썼다는 바위의 글씨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계방산 아래 원시적 자연 모습 그대로 노동계곡
맑은 물이 흐르는 노동계곡의 시작은 계방산(1577m)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다. 주변의 황병산(1407m), 오대산(1563m),방태산(1444m) 등 여러 고봉과 함께 태백산맥을 이루고 있다. 그 만큼 산 높고 골 깊은 곳에서 쏟아지는 계곡은 원시적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노동계곡

노동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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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곡으로의 여정은 곳곳에 산재한 볼거리부터 챙기는 재미가 솔솔하다. 가장 먼저 발길을 잡는 곳은 '방아다리' 약수터다. 전나무숲을 따라 400여m 산길을 올라가면 아담한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터에서 나와 이승복 기념관을 지나면 노동계곡이 지척이다. 노동계곡에는 자연미 넘치는 캠핑장도 있다. 캠핑족들은 차가운 계곡물에 의자 하나 펴고 앉아 망중한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특히 여름철 계곡에 들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거진 숲이 있어 자연이 주는 청량함을 흠뻑 만끽할 수 있다.

평창=글ㆍ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다 면옥IC를 나와 봉평면 이효석 기념관을 지나 허브농원 방향으로 흥정계곡이 이어진다. 노동계곡은 속사IC를 나와 속사삼거리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홍천방면으로 가면 이승복기념관, 노동계곡 등이 나온다. 조금 더 가면 계방산 산행의 들머리인 운두령이다.
여름철 동굴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평창 백룡동굴의 모습.

여름철 동굴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평창 백룡동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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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평창의 볼거리는 넘쳐난다. 유명한 대관령 양떼목장을 비롯해 삼양목장, 전나무숲길이 아름다운 월정사, 웰컴투 동막골 촬영장, 휘닉스파크, 용평리조트 등이 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미탄면 동강에서 즐기는 레프팅을 비롯해 패러글라이딩, 백룡동굴 탐험(사진)평창에서 여름을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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