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우리나라 대표 여성 미술가로, 최근까지 행방이 묘연한 천경자 화백의 한 작품이 국내 경매시장에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천 화백의 1980년대 여인 작품 중 최고의 수작으로 치는 '막은 내리고'란 그림이다. 미국의 한 컬렉터의 오래된 소장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실물이 공개된다.
지난해 6월 대한민국예술원은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천 화백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예술원 회원에게 지급해온 수당지급을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여전히 그의 생사는 미술계의 미스터리로 남겨져 있다. 예술원 회원은 예술가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며, 자격 또한 까다롭다.
이번 경매에는 한국 서양화 1세대 화가인 김인승의 '도기를 다루는 소녀'라는 작품도 1987년 회고전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다. 김 화백은 구상적인 사실주의를 추구하며, 한국 아카데미즘 미술전통을 확립한 이다. 인상주의적 채색을 바탕으로 고전주의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안정된 구도가 특징이다. 이번 작품은 1955년 그린 작가의 초기 대형 인물화로, 회고전 이후 소장자가 간직하다 이번 경매에 나오게 됐다. 추정가는 1억6000만~2억5000만원.
또한 국내 경매시장에서는 최초로 조선시대 투구가 출품된다. 조선후기 제작된 '용봉문두정투구(龍鳳紋豆釘甲)'로, 원형이 보전된 조선 투구는 현재 대여섯 점 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투구는 전쟁 때 뿐 아니라 의전용으로 착용했던 것으로, 이번에 나오는 투구는 머리가 들어가는 감투가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고 전면과 후면에 각각 주석으로 만든 용과 봉황이 장식돼 있다. 반월형의 이마가리개와 '山'형 차양에는 연화당초문과 운룡문이 새겨져 있다. 특히 투각된 네 개의 발가락을 가진 운룡은 투구의 주인이 조선군의 원수나 왕손 또는 그 종친임을 알수 있게 한다. 추정가 1억2000만~2억원.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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