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하반기 발주되는 국책사업을 어느 건설사가 수주해서 시공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대형 건설업체인 A사 영업담당 임원은 연말께부터 주요 공공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입찰 참여를 못하면 수주목표 달성은 언강생심일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럽게 '임시직'으로서 자리보전이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잖아도 수주실적이 변변찮아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인데 아예 입찰마저 봉쇄될 위기에 회사 전체가 비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기류는 공기업 등 공공 발주기관에서도 감지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올 10월을 넘어서면 A사를 비롯해 60여개나 되는 대형 건설사들이 일제히 공공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돼 있어서다. 시공능력 1위부터 덩치가 어지간한 건설사라면 모두 해당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굵직한 건설사들이 국책사업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발주처로서도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시설은 물론 국가의 기간시설이자 국민 편의시설을 맡길 수조차 없어서다.


하반기 중 발주될 것으로 추정되는 대청댐계통 광역상수도사업의 경우 시공능력 35위인 삼부토건 한 곳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노반신설공사 등 철도건설 공사는 법정관리 중인 43위의 울트라건설 외에는 없다.


더욱이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선 전차선 공사나 국도 37호선 북암리 교량개설공사 등은 입찰조건에 맞는 업체가 한 곳도 없다.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발주가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처럼 건설업계와 발주처 모두 곤란한 지경에 빠진 계기는 바로 무더기 담합처분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전 정권 시절 발주된 4대강 사업과 고속철도 등 주요 SOC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들 간 담합을 적발해 내고 과징금 처분과 함께 관련자 기소, 법인에 대한 제재처분 등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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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0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100대 건설사 중 52개사가 담합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일제히 수주영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하반기에 결론 날 예정이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국 이들 업체는 수주영업을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 전혀 하지 못하게 된다. 건설업계와 공공 발주처가 그 결과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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