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활성화]넘치는 달러로 해외투자…"선순환구조 만든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종탁 기자] 정부가 29일 '해외투자활성화 방안'과 '외환제도 개혁 방안'을 한꺼번에 내놓은 주된 배경은 달러를 해외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급증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더불어 해외투자를 늘려 발생하는 이익으로 경상흑자가 다시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대외부문의 '확대균형'을 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지난 4월까지 38개월 연속 흑자였다. 지난해 사상최고였던 892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올린 데 이어 올해는 940억달러의 경상흑자가 전망된다. 하지만 외화자산 운용이 제약되는 등의 이유로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문의 외환수요는 제한적이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해외증권투자 비율은 2013년 기준으로 13%에 그쳤다. 이는 미국(55%), 일본(70%), 독일(82%), 영국(162%) 등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또 외환보육액·연기금 등 공공부문에 외화자산 보유가 집중돼 있어 민간의 해외투자가 저조했다. 전체 외화증권 중 민간비중은 2005년 17%에서 지난해 18%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해외직접투자도 경제규모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GDP 대비 해외직접투자 잔액은 한국이 17.9%인 데 비해 개발도상국 평균은 18.7%, 선진국 평균은 47.1%에 이른다. 해외직접투자 규모도 2011년 290억달러, 2012년 284억달러, 2013년 298억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247억달러로 줄었다. 투자형태도 인수합병(M&A)형 투자보다 그린필드형 투자가 지난해 기준 75.9%를 차지해 국내 산업시설 공동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상흑자의 확대에 따른 원화절상 압박도 커졌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률은 2.8%로 주요 32개국 통화 중 세번째로 높았다. 이는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져 최근 수출부진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정부는 해외투자활성화 방안으로 국내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감으로써 외환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한편 국내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해외 투자처를 발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투자 증가가 수익으로 이어져 다시 경상흑자로 연결되면 해외투자와 경상흑자 간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증권투자로 100억달러, 인수합병(M&A) 등 해외직접투자로 40억달러, 외환거래 신고의무 완화와 정책금융기관 외화채권 매각 등으로 10억달러 등 연간 150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제수지표의 순유출은 당초 725억달러에서 875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제도 개혁안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개인 간, 기업 간 외국환 거래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불법거래를 막기 위한 자본거래 사전신고와 지급·수령시 사전확인 절차가 규제로 인식되는 등 늘어나는 외환거래에 비해 제도가 뒤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해 외환거래는 1999년에 비해 6.6배로 증가하고 내국인의 해외송금 건수도 400여만건에서 1000만건을 넘어섰다.
이 같은 경직된 외환제도는 급변하는 핀테크 시장에서 정보통신(IT) 강국이었던 한국을 후진국으로 만드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도 받았다. 한국을 전자결제 시장의 '갈라파고스'로 만든 공인인증서가 대표적이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외환제도과장은 "1999년 이후 대외거래 및 금융산업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현행 외국환 규제체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외환규제 개혁을 통해 금융구조 개혁을 선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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