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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끈 사회 싱가포르, 공장에 젊은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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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 총리 "청년들이여, 무조건 학력 쌓기는 그만"

싱가포르국립대학(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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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싱가포르가 국민들의 지나친 대학 진학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에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학 졸업자가 아니라 조선소, 생산현장, 호텔 데스크의 자리를 채울 노동인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대학 졸업장 없이도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며 국민 설득에 나설 정도라고 최근 소개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사진=블룸버그뉴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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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인 리 총리는 '돈 벌며 배우자'는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이는 독일의 직업교육 제도를 본뜬 것으로 기술학교 졸업자에게 일자리는 물론 정규 대학 교육의 기회도 제공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 교육대학원의 파시 살베르크 객원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젊은이들이 직업교육에 눈 돌리는 게 대세지만 아시아에서는 선택사양일 뿐"이라며 "아시아의 학부모들은 가방끈이 길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0년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5~29세 싱가포르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대학 등 제3차 교육(tertiary education) 과정 이수자다.
미즈호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비시누 바라탄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가 노동시장 재편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면 '돈 벌며 배우자' 캠페인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하지만 대학 졸업장과 높은 임금을 동일시하는 싱가포르인들에게 쉽게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 대졸자의 평생 임금은 고졸자의 배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 싱가포르 인력부 자료에 따르면 전기공학을 전공한 4년제 대학 졸업자 초임 중간값이 3135싱가포르달러(약 260만원)인 한편 기술학교 출신자의 경우 1750싱가포르달러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44개국 15세 학생들의 문제풀이 능력을 조사해본 결과 싱가포르와 한국 학생들이 가장 뛰어났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는 10세 아동들을 각기 다른 주제별 무리로 나누는 제도가 정착돼 있다. 이후 16세나 17세에 치른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전문대학이나 기술학교로 배정된다. 전문대학 진학자는 4년제 대학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돈 벌며 배우자' 프로그램에 따라 기술학교 졸업자는 산업현장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게다가 프로그램 이수자는 보너스로 5000싱가포르달러를 받는다. 2013년 9월 통계를 보면 싱가포르 가정들이 과외 교육에 쏟아 붓는 돈만 연간 11억싱가포르달러다.

싱가포르의 각료들 모두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다. 정부는 해외 명문 대학 유학자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대신 공무원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리 총리의 두 아들은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유학했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부총리와 장즈셴(張志賢) 부총리의 아들도 정부 장학생으로 각각 케임브리지 대학, 미 로드아일랜드주의 브라운 대학에서 공부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주민이 현지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비를 지원한다. 싱가포르국립대학 인문사회과학 계열의 학생은 연간 7950싱가포르달러만 내면 된다. 하버드 대학의 연간 등록금 4만5000달러(약 5000만원)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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