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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책보기] 리더의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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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심'으로 리더 된 34명을 만나볼 기회

[아시아경제 ]
리더의 서재에서

리더의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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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제압을 위해 최전방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과 가족들이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변괴 중의 변괴다. 누구보다 격려 받고,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이 그들이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폰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이 우리에게 말하려는 존엄성과 지성을 갖추지 못한 민낯이 사회적 위기 앞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게 다 책에서 밥 나오냐며 책을 멀리 한 결과다.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 읽지 못하는 책들이 너무 많다. ‘그리스인 조르바’, ‘안나 카레리나’,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도 그렇다. 한국인도 다 읽지 못하는 판에 언제 그리스인까지, 하동 평사리 최참판 댁 사연(박경리의 ‘토지’)도 벅찬데 저 멀리 러시아 지주 가문의 내력까지 신경 쓸 시간이 있겠는가.
그런데 “20대에 읽었던 최고의 책으로 자유로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책을 읽다가 숨이 가쁠 정도로 가슴이 벅차 올라, 연세대학교 야구장에 가서 무작정 뛰었던 기억이 난다”고 하는 김상근 교수의 인터뷰 글을 읽는 순간 ‘그리스인 조르바’(이윤기 옮김. 열린책들)를 읽지 않고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당장 뛰쳐나가 책을 사오고야 말았다. 이게 다 언론인 윤승용의 신간 ‘리더의 서재에서’ 탓이다.

여전히 ‘책에서 밥 나오냐’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어디 밥만 나온다 뿐이겠는가. 책에는 희망, 꿈, 지혜, 미래까지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리더의 서재에서’ 대신 답하는 이는 김윤주 군포시장이다. 가난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그에게 다행히 외삼촌의 책방이 있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아픈 마음을 달랬던 것이 나중에 네 번이나 시장에 당선돼 ‘책 읽는 군포’부터 이룬 행적의 시작이었다. ‘책심이 밥심이다’의 산 증거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백 퍼센트 맞는 말이라서 외려 진부하다. 그럼에도 34명 리더들의 독서 편력을 듣자면 나와 내 자식들이 더욱 책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더구나 이 책은 여러 방향으로 읽혀서 더 좋다.
첫째,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로 여기는 34명 리더들의 삶의 궤적을 읽는다. 리더의 과거와 현재를 참고해 리더의 조건과 자세 등 지름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둘째, 인문학자, 과학자, 의학자, 법조인, 서평가, 대학총장, 정치인, 행정가, 경영인, 외교관, 야구해설가 등등 각 분야에서 엄선(?)된 전문가들의 축약된 철학과 전문 지식을 엿볼 수 있다. 셋째, 리더들이 직접 추천하거나 본문에서 언급되는 200여 권의 명저가 있다. 직업이 다양한 만큼 책의 범주도 다양하다. 그 중에는 당장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책이 몇 권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34명 리더들은 ‘한결같이 책과 인문학을 생활의 일부로 반려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동시에 아우르는 열정과 부지런함을 겸비’하고 있다. 그들은 오늘도 책으로 인해 ‘무럭무럭 늙어가는 중’이다. 마지막 문장은 이재무 시인의 글을 표절했다.

(리더의 서재에서 / 윤승용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 1만 6천 원).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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