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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로 승부한다"…영화 '차이나타운'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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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주근깨, 보형물 등 외적인 모습부터 철저하게 변신

김혜수(제공 :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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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우리가 아는 배우 김혜수(45)의 모습은 없다. 영화 '타짜'의 정마담, '도둑들'의 펩시, '관상'의 연홍 등 그동안 김혜수가 스크린에서 보여줬던 인물들은 한결같이 극강의 여성성과 카리스마를 무기로 내세워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캐릭터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다르다. 오히려 스스로가 "여성성을 철저하게 배제했다"고 할 만큼 그의 변신은 화제가 됐다. 주근깨와 기미가 가득한 거친 피부, 하얗게 센 머리, 불룩 튀어나온 배 등 피도 눈물도 없는 조직의 보스 '엄마'가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은 묘한 긴장감에 휩싸이게 된다.

영화 개봉(29일)을 앞두고 22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는 "충무로에서는 드물게 권력의 주체가 여성이고, 여성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영화"라는 점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시나리오 상의 줄거리와 캐릭터가 잔상이 오래도록 남을 정도로 힘이 있고, 충격적"이라는 점이 '차이나타운'을 선택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쓸모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인천 차이나타운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분위기는 차갑고 음산하며 피비린내 가득하다. 이 비정한 세계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조직의 '대모(김혜수)'가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진 아이 '일영(김고은)'을 거둬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준희(31) 감독은 '엄마' 캐릭터에 대해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대부'의 '돈 콜리오네'"를 떠올렸다고 한다. 김혜수는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면 낯설고 불편한데도 엄청난 에너지를 주는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엄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이 인물이 얼마나 피폐한 삶을 살았겠는가. 여성성보다는 살아남는 게 더 중요했을 것이다. 피부나 머리스타일, 몸 상태까지 완벽하게 방치된 상태로 보여주고 싶었다. 몸에 보형물을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람은 앉아있을 때도 다리를 꼬지 않고 남자처럼 앉을 것이고, 걸음걸이도 빨라야할 이유가 없었다."

영화 '차이나타운' 중에서

영화 '차이나타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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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일영'은 결국 자신을 키워준 '엄마'와 맞서게 된다. 차근차근 복수를 준비하며 다가오는 '일영'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뒷골목의 세계를 다스리는 '엄마', 두 캐릭터뿐만 아니라 두 여배우의 대결 역시 팽팽하다. 김혜수는 상대역을 맡은 후배 김고은(23)에 대해 영화 속 '엄마'와 비슷한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김고은은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영민함과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 좋은 배우"이며 "많은 풍파가 있겠지만 이 배우가 잘 성장하도록 지켜보고, 또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살인을 명령하는 비정한 '엄마'로 변신을 한 김혜수는 "영화 속 여성들이 우리가 늘 알아왔던 방식으로 소모되지 않고, '캐릭터' 자체로 온전히 남을 수 있는 작품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여배우로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답을 할 때도 특유의 당당함이 묻어났다. "시간의 흐름이란 건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그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나이가 장점이 된다면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연기 데뷔 30년차를 맞은 배우이지만 여전히 그의 행보는 대중의 이목을 잡아끈다. "내가 뭔가를 해 볼 여지가 없는 작품은 싫다. 연기할 게 없는데 재미가 있을 리 없다. 배우로서 욕망을 불러일으킬만한 캐릭터면 한 장면이 나와도 좋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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