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모락 '추경' 논란…2분기 성장률이 좌우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1분기 경제성장률이 0.8%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자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수단인 추경을 논의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을 가늠지을 4월과 5월 경제지표의 향방에 따라 추경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끓기 시작한 추경 논란= 추경 논란에 불을 지핀 이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다. 지난 9일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추면서 "추경의 집행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게 돼 있고 재정건전성도 무시할 수 없어서 어려움이 있지만, 경기회복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재정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 실적치가 0.3%에 그친 것은 세수 부족에 기인했다"며 "세수 부족이 생기면 그해 성장률뿐만 아니라 다음 해 경제성장률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세수가 5~6조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경을 편성해 하반기 성장률 저하에 대비하자는 주장이다. 또 통화당국이 올들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만큼 재정정책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들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대표는 "올해 예산 중 상반기 집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금리 인하와 보조를 맞추게 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하반기 재정 절벽은 추경으로 메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추경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참석해 "(추경을 하면) 국가부채가 늘어난다"면서 "선택의 문제지만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은 재정정책의 마지막 수단인 만큼 다른 여러가지 재정확대정책을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2분기에 성장률이 어느 정도 회복될 지를 보고난 뒤에 추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
◆4·5월 경제지표가 관건= 정부의 추경 추진 여부는 2분기 성장률이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7월 중순께 발표되지만, 4월과 5월 경제지표를 보면 회복의 강도를 예측할 수 있다. 기재부는 이를 바탕으로 6월말께 내놓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추경을 담을 지 말 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성장률도 대폭 떨어진 만큼 올해 2분기에는 기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1.1%였던 실질성장률은 2분기에 0.5%로 추락했다. 최근 경기회복세를 볼 때 지난해 2분기에 비해 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뜻이다.
올들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주식시장도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주택매매가 증가하면서 3월 인구 이동자 수는 77만1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8.8%(6만3000명) 늘었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로, 전달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보인다고 해서 하반기 경기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가 올 상반기에 재정의 58.6%를 조기집행하기로 해 4분기에는 재정절벽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6월께 추경을 추진해 미리 실탄을 확보해두지 않으면 정부가 살아나는 경기를 뒷받침하는 재정정책을 제때 펼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이 괜찮을 경우, 까다로운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 한해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일 때를 의미하지만, 국가재정법상의 추경 요건에는 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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