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 '달리는 의사들' 회장 12년째 마라톤대회…올해엔 5월10일 개최
달리는 의사들 모임의 이동윤 회장(63)은 "어린이 암 환자가 있는 집은 부모가 젊어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어린 암 환자와 부모에게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용기를 준다는 뜻에서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암은 제대로 치료받으면 75% 이상이 완치되지만 치료비가 4000만원 넘게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소아암 환자 돕기를 '기부의 선순환' 측면에서 설명했다. 그는 "기부는 해 본 사람이 하고 받은 사람이 한다"며 "우리가 힘을 보태 암에서 완치된 어린이와 그 가정이 남을 돕게 되면서 기부 문화가 확산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달리는 의사들은 소아암 환자 돕기 마라톤 대회를 2002년 5월에 처음 개최했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각박해졌다"며 회원들이 즐기는 마라톤을 매개로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들려줬다. 그는 "달리기는 개인적인 운동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함께 뛰면 사회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달리는 의사들 모임은 2000년에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은 약 650명이다. 달리는 의사들은 일주일에 3~4회 함께 뛰고 다른 마라톤 대회에서 의료 봉사를 한다.
이 회장은 1997년 처음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매년 풀코스만 10차례 정도 뛴다. 지금까지 약 180회 완주했다. 개인 기록은 3시간7분대로, 아마추어 마라토너 중 최상위권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꼭 "약만 드시지 말고 운동을 하시라"고 권한다. 이동윤외과의원 홈페이지에는 전문적인 달리기정보 코너가 따로 있다.
그는 달리기가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 좋다는 점을 강조한다. "달리면 정신이 맑아지고 도전과 성취를 통해 자신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달리기가 좋다지만 42㎞가 넘는 풀코스는 관절을 상하게 하고 몸에 무리를 준다는 말이 많다. 외과의사인 그는 "풀코스를 매주 뛰어도 괜찮다"며 "죽기 사흘 전까지 풀코스를 뛰는 게 목표"라고 말하며 웃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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