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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삼성-LG 소송전 부른 위기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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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타사 제품을 고의로 파손한 것도 모자라 작은 충격에도 망가진다고 제품 탓을 하다니 이거야말로 적반하장 아닙니까"

LG전자의 세탁기 손괴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삼성 임직원들은 한결같이 화를 참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글로벌 기업 사장이 매장에서 타사 제품을 일부러 파손하는 것도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긴 하지만 이를 대하는 삼성 임직원들의 반응도 필요 이상으로 격앙돼 보였다.
삼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일 수 있겠지만 어찌 보면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이 일에 삼성은 왜 소송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을까.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삼성이 소송을 선택한 배경에는 경쟁이 치열한 전자업계에서 1위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삼성의 생활가전 사업은 글로벌 1위를 달리는 다른 사업부인 스마트폰, 반도체, TV 등과 비교해 아직은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제품을 소개하며 '2015년 생활가전 1위 도약'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내외 환경도 녹록치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엔화 및 유로화 약세 등의 리스크는 더욱 커져 가고 일렉트로룩스가 GE 가전사업를 인수하는 등 초대형 경쟁사가 탄생했다. 성장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으로 무장한 삼성에 경쟁사의 행동은 단순히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었던 셈이다.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세트업체, 부품업체가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국내 전자업계는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신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과 LG는 한 때 1위였던 기업들의 추락을 보며 깜빡 졸면 죽는다는 전자업계의 생태를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최근 세탁기 소송에서 OLED 기술 유출 논란에 이르기까지 삼성-LG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한 것도 이 같은 공통의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싶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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