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노을 창단 10주년 맞아 새롭게 각색...26일부터 막 올라

보이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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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독일의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가 남긴 미완성 희곡 '보이첵'이 이달 말 연극 무대에 오른다. '부조리극의 시초'라는 평을 받고 있는 '보이첵'은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극단 노을의 예술감독인 오세곤 순천향대 교수는 "가장 쉽고, 가장 짧고, 가장 강렬한 보이첵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극단 노을이 창단 10주년 첫번째 공연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보이첵'은 이달 26일부터 3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오 연출은 "'보이첵'은 관객들이 '저 사람은 왜 저러고 살까', '왜 저렇게 사람을 괴롭히나' 등을 의아해하면서 보다가 나중에서야 그게 다 자신의 모습임을 알게 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주인공 '보이첵'은 말단 군인이다. 사랑하는 연상의 여인 '마리'와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살고 있지만 '보이첵'에게는 돈이 없다. 생계를 위해 그는 군에서 진행하는 생체 실험에 자원하지만, 거듭되는 비인간적인 처사와 학대로 정신이 황폐해져간다. 그런 가운데 '마리'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소식이 들리자 분노가 극에 달해 그를 살해한다.


이 작품은 연상의 내연녀를 살해한 뒤 사형당한 동명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다. 하지만 뷔히너는 단순히 치정 살인 사건을 재연한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보다 약한 자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인간사회의 원초적 부조리와 폭력성, 인간의 허약함 등을 '보이첵'에 녹여냈다.

연극에서는 작품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등장인물을 5명으로 줄였으며, 가난, 착취, 상실, 폭력, 파멸 등의 다섯 단계를 설정해 주제를 명확히 드러나도록 했다. 절제된 대사와 음악, 기하학적인 무대와 조명 등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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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연출은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갑의 횡포'에 대해 "강자로 보이는 이들도 더 강한 힘에 강박 받는 약한 존재일 뿐"이며 "180년 전 뷔히너가 쓴 '보이첵'은 이미 그 문제를 가장 처절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보이첵' 역을 맡은 배우 신동선은 "보이첵이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 연기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번 작품은 예술인복지재단과 문화부가 준비 중인 '공연예술 전문인력 표준인건비 비영리공연 출자형계약'을 시범 적용한다. 출연진이나 연출진 등의 경력과 작품에서의 비중 등을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출자한 뒤 지분에 따라 수입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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