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집단소송 확인 후 최근 요청…'엔진결함 피해사례 없는데도 연비보상 편승'
기타 기각 요청 사유 '서비스 프로그램 이용해 간단 업데이트로 수리 가능'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엔진결함 수리 등을 포함한 싼타페 서비스 프로그램을 가동한 지 일주일 만에 '엔진 꺼짐 현상'으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9일(현지시간) 현지 외신 및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8월8일 미국 싼타페 소비자들은 글랜시빈코앤골드버그 법무법인을 통해 '현대차가 싼타페 엔진 꺼짐 현상을 숨겼다'는 내용의 집단 소송장을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접수했다. 모델 연식은 2010~2012년이다.
원고 측은 "(싼타페 소비자들이) 낮은 속도 주행 중 경고 없이 완전히 멈춰서며 고속도로 주행, 오르막길, 내리막길, 심지어 후진 중에도 엔진 꺼짐 현상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원고(싼타페 소유주)들은 서비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리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대신해 소송을 선택했다"며 "서비스 프로그램 발표 일주일 후 엔진결함을 숨겼다고 회사를 고소했다"고 했다.
현대차는 또 "원고 측은 어떤 신체적 피해나 보장 문제 등의 사례를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특히) 엔진 꺼짐 현상은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지만 원고들은 차량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기각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우에 따라 본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감안, 현대차의 기각 요청은 '소송의 요건이 될 수 없다'는 확신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집단소송이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연비과장 논란 건에 묻어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억달러(1100억원) 수준의 벌금 부과로 결론 난 연비 논란 역시 소비자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수리 의사를 선제적으로 밝혔고, 실제 피해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소송이 자유로운 미국 특성상 법적으로 구제받으려는 행위가 일어난 것"이라며 "연비과장 논란 건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현대기아차의 약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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