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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개발방식 합의가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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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그냥 집으로 돌아가게 해줬으면 좋겠다. 전처럼 판잣집만 다시 세워주면 거기서 살다 가고 싶다. 그런데, 불을 누가 낸 줄 다 아는데 왜 책임을 안 지냐고?"

지난 2일 혹한의 날씨 속에 서울시청 앞에서는 구룡마을 화재로 인한 이재민 60여명이 마을에 재정착하게 해달라고 농성을 벌였다. 머리가 하얀 70대 김 할아버지의 처지는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착잡한 의구심을 남겼다.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으로 무산된 구룡마을 개발 사업이 전면 수용·사용방식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시가 주장해온 일부 환지방식을 거둬들이고 강남구가 주장하는대로 전면 수용·사용방식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이르면 올해 안에 개발이 시작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결정에는 화재로 더욱 열악해진 마을 환경과 임시거처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이재민들의 딱한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나 강남구 어느 한쪽이 물러서지 않으면 개발은 하릴없이 지연돼 주민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박 시장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화재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개발계획 무산으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면 죄책감마저 든다"는 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개발방식이 정해지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토지 수용에 필요한 사업비는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몇몇 토지 소유주나 가짜 거주민 등 개발이익을 놓고 벌어질 다툼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복잡하기만 하다.

따라서 구룡마을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물론 서울시와 강남구의 신속한 합의가 필요한 이유를 차분히 되짚어 봐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에 살던 주민들의 거주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거이전비 지급, 전세보증금 융자 지원, 임대아파트 제공과 같은 '생존권' 보장은 선심성 정책이 아닌 당연한 선결 과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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