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매입한 한전부지일대. 현대차그룹 계열사 21곳은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 기업으로 롯데와함께 대기업 중 가장 많다. [사진=아시아경제 DB]

현대차가 매입한 한전부지일대. 현대차그룹 계열사 21곳은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 기업으로 롯데와함께 대기업 중 가장 많다.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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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에 담긴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시행령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배당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제조세협회 주관으로 열린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 쟁점과 과세'주제를 발표했다.

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우리경제의 저성장을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임금(賃金) 없는 성장'과 '기업저축의 역설'이라는 두 가지 현상으로 요약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2008년 이후 7년째 실질임금이 늘어나지 않는 임금 없는 성장을 지고 있는 중이며 가계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임금소득이 실질가치로 정체돼 있어 가계소득이 활발하게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실질 국내총생산(GDP)를 전체 취업자수로 나눈 평균 노동생산성은 2008년 이후에도 꾸준하게 증가해 2003년 이후 거의 완벽하게 일치해 오던 평균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은 2008년 이후 양자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뒤 좁혀지지 않고 있다. 생산성은 늘어나나, 실질임금이 정체된 임금(賃金) 없는 성장이라는 것이다.

<자료=최기호 서울시립대 교수·문예영 배화여대 교수>

<자료=최기호 서울시립대 교수·문예영 배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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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배당소득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며 이자소득 역시 저금리로 인해 거의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가계가 기업으로부터 얻는 주요 소득원(所得源)인 임금, 배당, 이자가 모두 실질가치 또는 명목가치로 정체돼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는 주요경로가 전부 막혀버린 상황이다. 이와 같은 선순환의 정체가 기업부문은 눈부시게 좋아져도 국민경제는 별로 나아지지 못하는 근본 이유이다. 그러다보니 저축을 해야 할 가계가 빚을 지고, 투자를 해야 할 기업이 저축을 하고 있어 가계부채는 위험수준을 넘어 증가일로다.


박 연구위원은 기업저축의 역설과 관련해서는 "투자도, 고용도, 임금도, 배당도 늘어나지 못해 내수 및 경제전체가 기력을 상실하기에 이르는 동안 기업저축(기업의 처분가능소득)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3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그 결과 우리나라 기업저축률(기업 처분가능소득/국민소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중간 수준에서 시작해 2009~2010년에는 일본에 이은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저축률이 상승했던 시기가 실질임금 정체 현상 시기와 중첩되고 있어 실질임금정체에 의한 가계소득 증가의 둔화가 기업 저축 증가와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기업들이 늘어난 소득을 투자나 고용으로 충분히 사용해 경제선순환이 유지된다면 기업의 소득이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늘어난 소득을 투자나 고용활동에 쓰지 않고 차기 이월해 사내유보로 쌓아 두고 있는 것은 실물경제 회복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이 제도의 상당부분은 시행령으로 위임돼 있으므로 시행령을 확정하는 단계에서정책의 실효성이 제고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액 산식에서 투자와 배당은 금액 자체를 차감할 게 아니라 증가분을 차감하는 것이 투자와 배당을 '더'하게 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범위도 국민계정상 설비투자, 건설투자, 연구개발 투자로 집계되는 부분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분투자, 주식매입, 예금, 채권, 토지, 건물매입 등은 투자로 인정하지 말아야 하며 토지의 경우 업무용 토지라 하더라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부분을 엄격히 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했다고 하고 실제 국민계정상 투자는 하나도 늘어나지 않아 투자를 유도하려던 정책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아울러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임금증가가 대기업 직원들의 임금증가에만 기여해 대·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소득격차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감안해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증가에 대해서는 1보다 큰 가점(예를 들어 1.5)을 부여하고 사내 정규직 직원 중 고액연봉자가 아닌 직원의 임금상승은 1보다 작은 가점(예를 들어 0.5)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청기업, 납품업체 등 관련 중소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의 경우는 국민계정 상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R&D 투자에 해당하는 투자만을 인정하고, 기업들이 투자라고 주장하는 계열사 지분취득, 채권 및 주식매입, 정기예금, 토지 및 건물의 매입 등 국민계정상 부가가치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 모든 지출은 불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저축 인센티브를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으로 비금융 기업의 금융소득과 영업손익 분리과세를 제안했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금융자산으로부터의 운용수입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대한 보완책도 제시했다.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임금을 과거 3년 평균 임금 상승률보다 더 많이 올려주면 더 많이 올려준 부분에 대해서 10% 세액공제를 하게 된다. 임금을 올려 줄만한 자금 여력이 있는 회사들이 대상이 될 것이며 이들 기업들의 임금수준은 다른 회사들에 비해 이미 충분히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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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기업도 상당한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음을 감안해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함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에 대해서는 일반직 직원의 임금증가분보다 더 많은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 ▲하청업체, 납품업체 등을 비롯한 관련 중소 협력업체들이 있는 대기업의 경우 이들에게 인건비 지원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할 경우 그 전년대비 증가분을 임금증가분으로 인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서는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사실상 2008~2009년의 소득세 감세보다도 더 최고소득층에만 집중하는 부자감세일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특히 대주주를 위한 분리과세는 철회하거나 분리과세의 세율을 세법개정안의 것보다 훨씬 높여 종합과세 세율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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