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대 경제학과 앨라인 콘 박사 연구팀은 은행원 200명을 대상으로 한 간단한 게임 실험을 통해 은행원에게 직업적 정체성을 환기시켰을 때 금전적 이득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단 연구팀은 게임 시작 직전 두 팀 중 한 팀에게만 '은행에서 당신의 역할은 무엇이냐' 같은 질문을 던져 직업적 정체성을 환기시켰다. 다른 한 팀에는 '평소 TV 시청 시간은 몇 시간 정도 되냐' 같은 직업과 전혀 관련 없는 일상적인 질문을 던졌다.
동전 던지기에서 이길 확률은 50%지만 직업적 정체성을 환기시킨 한 팀의 승률은 58.2%, 다른 팀 승률은 51.6%였다. 승률이 높은 팀의 경우 실험 참가자의 26%가 동전 던지기에서 지고도 이겼다고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은행권은 많은 스캔들로 부침이 많았다"면서 "이러한 스캔들들은 혹시 은행 조직이 비윤리적인 행동이나 남을 속이는 행위가 쉽게 용인되는 문화에 젖어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조직에 정직한 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의사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시키듯 은행원에게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사회적 책임을 느끼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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