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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의 친필 한글편지 총 16점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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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조대왕은 원손 시절부터 재위 22년동안 편지를 많이 썼다. 그 중에는 정적을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퍼붇는 편지도 있고, 일가친척에게 살뜰하게 안부를 묻는 편지도 있다. 편지는 정조대왕이 즐겨 쓴 독특한 소통법이다. 그는 평생 한문, 한글을 가리지 않고 수백통의 편지를 남겼으며 한글 편지는 당시 한글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도 평가받는다.

그간 정도대왕의 친필 한글 편지는 총 16점이 남아 있으나 3점만이 세상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편지 등을 모은 ‘정조어필한글편지첩’ 16점 전체가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1일 18세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 세 편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현대어로 풀어 쓴 '소장자료총서'를 발간한다. 대상은 ‘정조어필한글편지첩’, ‘곤전어필’, ‘김씨부인한글상언’이다.
현재 수백 점의 정조 편지들은 대부분 한문 편지다. 한글 편지 가운데 실존하는 것은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이 유일하다. 조선 시대의 한글 편지 가운데 어린이의 필체로 쓰인 편지 자체가 드물고, 편지를 쓴 주인공이 바로 조선의 22대 왕 정조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곤전어필’은 정조의 비인 효의왕후 김씨가 ‘만석군전’과 ‘곽자의전’을 조카 김종선에게 우리말로 번역하게 한 다음 자신이 직접 한글로 옮겨 쓴 소설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효의왕후가 이 글을 친필로 쓰게 된 동기와 취지를 적은 발문과 청풍 김씨 가문에 하사한 경위를 적은 김기후, 김기상의 발문이 수록돼 있다.

‘김씨부인한글상언’은 서포 김만중의 딸이자 신임옥사 때 죽임을 당한 이이명의 처 김씨 부인이 손자와 시동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영조에게 올린 한글 탄원서다. 정자로 정성 들여 쓴 이 상언은 크기가 무려 81.5×160cm(세로×가로)에 달한다. 정치적 격변기에 일어났던 당쟁의 한 장면을, 한 사대부 여성의 절박한 심정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조선 후기 상류층의 일상생활에서도 한글이 활발하게 사용됐음을 잘 보여준다. ‘정조어필한글편지첩’과 ‘김씨부인한글상언’은 현재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총서 발간과 관련, ‘조선 후기 왕실 관련 한글 필사본의 한글문화사적 해석’이라는 주제로 두 차례의 학술 모임을 연다. 발표자는 서예 분야의 박정숙 교수(성균관대), 역사 분야의 정재훈 교수(경북대)다. 학술 모임은 국립한글박물관 강의실(1층)에서 21, 28일 양일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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