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월세 80만원 내려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벌써 5달째 방이 비어있는데 차라리 전세로 돌리려고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전월세전환율과 임대수익률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월세 중심이던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오피스텔 공급과잉으로 인해 공실률이 늘어나자 이를 못 견딘 집주인들이 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2010년(연말 기준) 10.08%, 2011년 9.31%, 2012년 9.06%, 지난해 8.61%로 매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오피스텔 과잉공급의 여파가 아직도 큰 것 같다"며 "전용률이 떨어지거나 낡고 관리비 부담이 큰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월세전환율 하락은 수익률 저하로 연결되고 있다. 2010년(연말 기준) 5.94%였던 임대수익률은 2011년 5.70%에서 2012년 5.63%, 지난해 5.62%로 매년 악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4월 5.60%로 최저점을 찍은 뒤 5월 5.62%로 소폭 상승, 3개월간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 8월 5.61%로 다시 떨어졌다.
공실이 장기화되면서 견디다 못한 오피스텔 주인들은 오히려 월세를 전세로 돌리고 있다.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역 S오피스텔의 전용 52㎡ 분양가가 2억1000만원"이라며 "세금 중개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연간 수익률 5%를 맞추려면 월세를 90만~100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집주인들이 기대수익을 낮춰 전세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의 대체재로 볼 수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ㆍ다가구주택 등의 공급 열풍으로 수요가 분산된 측면이 있다"며 "줄어든 수요에 비해 공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전월세 전환율과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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