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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김장'까지 하는 흡연자들…요즘 애연은 연애보다 어렵다

최종수정 2014.11.05 11:15 기사입력 2014.11.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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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 인상 두달 앞두고 각종 대안 찾기 백태
전자담배 원액 직접 제조ㆍ편의점 순례 소량씩 사재기

▲한 시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한 시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흡연자 서모(29ㆍ여)씨는 내년부터 담뱃값이 인상된다는 소식을 듣고 전자담배를 구입하기로 했다. 하루 한 갑 정도를 피우는 애연가지만 4500원으로 인상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나 전자담배 판매를 겸하고 있는 직장 인근 담뱃가게를 찾았던 서씨는 전자담배를 살 수 없었다. 주문이 밀려 물건이 들어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부가 지난 9월11일 담뱃값을 최대 2000원 가량 인상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지 두 달이 돼 가면서 흡연자들이 다양하게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틈틈이 사재기에 나서는가 하면 궐련담배의 대용품으로 전자담배를 구매하려는 이들도 많다.

담뱃값 인상이 가까워지면서 '사재기' 현상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4년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의 담배 등 기타 상품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서 12.1%나 늘었다. 담배 제조업체인 KT&G 역시 지난 31일 3분기(7~9월) 국내 담배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13억 개비(9.35%), 전년 동기 대비 7억 개비(약 4.82%)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안 발표에 따라 일시적으로 사재기 현상이 발생해 담배 판매가 급증하고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그나마 이 정도에 그친 것은 정부가 지난 9월 담뱃값 인상 발표와 함께 사재기를 막기 위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고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고시에 따라 일선 담배업자들은 1~8월 판매량의 104% 이상을 수매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메뚜기' 처럼 소량의 담배를 곳곳에서 사들이는 흡연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소매상들의 전언이다.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편의점주는 "담뱃값 인상 발표 직후엔 하루에도 서너 보루씩 사 가시는 손님이 많았지만 요새는 잠잠해졌다"면서도 "단골손님 중 일부는 돌아다니며 조금씩 담배를 모으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전자담배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온라인쇼핑몰 G마켓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자담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161%나 늘었다. 11번가도 전자담배 기기장치류, 금연보조용품 매출 증가율이 873%에 달했다.
전자담배는 통상 5~20만원선에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전자담배에 넣는 담배액은 시중에서 20㎖(담배 10갑 상당) 단위로 2만~3만원 수준이다. 당장은 일반담배와 큰 가격차를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담뱃값이 4500원으로 대폭 인상될 경우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청 인근의 한 담배소매상은 "요새 들어 젊은 사람들 중 전자담배에 대해 문의하거나 주문하는 경우가 엄청 늘었다"면서 "갖고 있던 물량이 동이 나 업체에 더 달라고 요청했지만 생산량이 공급이 미뤄지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건강관리업체 직원 박모(31)씨도 "주변에 다이어트를 하며 담배를 피우는 이들 중에 전자담배에 대해 물어보시는 이들이 많아 부업을 겸해 이달부터 전자담배를 판매하게 됐다"며 "대부분 가격 인상으로 담뱃값이 부담스럽다는 눈치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자담배 흡연 비용을 더 줄이기 위해 직접 담배액 제조에 나서는 이른바 '전자담배 김장족'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직구'를 통해 들여온 니코틴 원액에 향료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해 숙성시켜 담배액을 제조할 경우 기존 담배액 가격의 1/10 수준에서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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