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 중이던 케네스 배가 함경북도 나선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2012년 11월3일 북한에 억류됐다는 사실은 한 달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 발생 38일 만인 12월11일 미 국무부가 배씨 사건을 처음으로 언급했고 미국을 대리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가 억류 48일째인 같은 해 12월21일 처음으로 접촉했다.
이듬해 1월7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북했으나 배씨는 귀국하지 못했다.
미 국무부의 사면 촉구와 배씨 귀환 운동에도 침묵하던 북한은 7월4일 배씨를 카메라 앞에 처음 세웠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8월27일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계획을 발표했지만 북한은 미국이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띄워 인도주의적 대화 분위기를 망쳤다며 마지막 순간 킹 특사 초청을 전격 철회했다.
배씨의 여동생 테리 정씨는 지난해 11월4일 성명을 발표하고 가족 모두 인질로 잡혀있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올해 1월20일 두 번째로 모습을 드러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월6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배씨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킹 특사는 나흘 뒤 방북계획을 잡았지만 북한은 2주 뒤 시작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킹 특사 초청을 취소했다. 북한은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릭 라슨 연방 하원의원의 방북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리동일 차석대사는 4월5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해온 킹 특사의 북한 방문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반면 북한은 지난달 21일 6개월간 억류했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씨를 석방해 배씨 가족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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