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9월 부동산 가격 동향에 따르면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샤먼(夏門)을 제외한 69개 도시에서 신규 주택 가격은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써우팡(搜房)의 중국 내 100개 도시 부동산 가격 조사에서도 지난달 신규 주택 평균 가격은 0.9%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일부 도시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빈 집이 속출하고 있다. 서남재경대학 산하 금융조사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지역에서 판매된 주거용 건물의 공실률은 22.4%다. 중국 도시 지역의 주택 5채 가운데 1채 이상이 비어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0년 이후 주택 구매가 제한된 46개 도시 중 41개 지방정부는 구매 제한 규제를 완화했다.
가장 최근 나온 부동산 경기부양책은 인민은행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것이다. 두 번째 주택 구입자에 대해서도 초기 납입해야 하는 계약금 비중을 60%에서 30%로 낮춰준 것이다. 이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와 같은 수준의 혜택을 부여한 파격적인 조치다.
집 값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은행은 부실 대출 부담이 높아 걱정이다. 중국 건설은행의 경우 부실 대출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2ㆍ4분기 1.04%에서 3분기 1.13%로 높아졌다. 비율이 심각하게 높은 것은 아니지만 상승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게 문제다.
지난 6월 말 현재 중국 은행권 전체의 부실 대출 비율은 1.08%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아졌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그림자 금융' 같은 비정상적 통로로 들어온다. 따라서 계속되는 집 값 하락으로 인한 부실 대출 위험은 통계에 잡힌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센터의 장밍(張明) 부주임은 "향후 5~10년이 금융위기 위험 최고조 시기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 하락과 그에 따른 금융권 부실 대출 부담이 금융위기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써우팡의 모톈취안(莫天全) 회장은 30일 블룸버그 TV와 가진 회견에서 "중국 부동산 가격이 올 연말 안에 10% 하락할 것"이라면서 "내년까지 부동산 경기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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