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하경영'에 재 시동…체질 변화 나선다
IR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투명됐다.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일제히 주주들에게 자성과 사과에 나섰고 LG 전자계열사들은 향후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IR팀 이명진 전무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지만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오후에 진행된 삼성전기 기업설명회에서는 권영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3분기 실적 기대감에 허언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삼성SDI 역시 노상수 재무팀장(상무)가 "구 제일모직과의 통합 후 첫 분기 실적인 만큼 좋은 실적을 기록해야 하는데 여러 요인 때문에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위기 감지했지만"…이건희 회장 부재 컸던 삼성=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위기를 강조하며 '마하경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 상태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회장의 판단이었다. 음속을 넘어서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꿨듯이 시장과 기술의 한계롤 돌파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까지 그룹내 경영 방향으로 잡았던 마하경영은 이 회장이 병환으로 입원한 지난 5월부터 방향타를 잃었다. 오너라는 강력한 추진동력이 사라지자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LG 전자계열사의 경우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시장선도' 경영이 마침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 회장은 수년전부터 경영진들에게 "실적 보다 시장 선도 성과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만년 2~3위에서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선 단기간의 실적보다 장기간의 안목으로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그룹은 '마하경영'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이달부터 사내 방송을 통해 마하경영 새 시리즈를 방영하는 등 임직원 정신 교육도 다시 시작한다. 임직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왜 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임직원들도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부재가 아쉬웠던 3분기"라며 "삼성이 마하경영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체질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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