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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임대차 계약, 암묵적 합의도 효력 인정돼"

최종수정 2014.10.27 08:46 기사입력 2014.10.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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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어도 임대료에 대한 암묵적 약속이 있었다면 세입자는 건물주에게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판사 배기열)는 비트플렉스와 한국철도공사 양측이 제기한 채무존부 등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비트플렉스는 철도공사에 총 6억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가 인정한 금액은 철도공사가 자산관리규정에 따라 산정한 임대료(부가가치세 포함)의 88%에 해당한다.

비트플렉스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의 신축 사업을 맡아 추진했다. 2000년 1월 철도청의 부지 점용허가와 건물 신축사업 협약을 체결한 비트플렉스는 2008년 9월 역사를 개장했다.

비트플렉스는 임시 사용을 허락받고 건물 본관과 별관에 사무실을 차렸지만 임대료를 놓고 철도공사와 의견차가 생기면서 계약서를 쓰지 않은 상태로 4년여간 역사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했다.
철도공사는 뒤늦게 비트플렉스를 상대로 임대료를 내지 않고 거둔 부당이득 6억8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철도공사는 자사의 자산관리규정에 따라 건물 임대료와 부가가치세를 합산해 청구금액을 정했다. 그러나 비트플렉스가 지급을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정식 계약서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임대차 채권·채무를 인정할 수 있느냐를 놓고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당사자간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면 정식 문서가 없더라도 계약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트플렉스는 임시사용을 승인받기 전 철도공사에 임대차 계약 체결을 요청했고, 임대료 협상 결렬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뒤에도 임대료를 산정해 달라고 철도공사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며 "그렇다면 원고는 적정한 임대료 지급을 전제로 건물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계약이 체결되지 못했어도 적어도 시세에 따른 적정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암묵적인 속이 있었다고 보인다"며 "임대료를 전혀 지급받지 못한 철도공사는 이런 비전형 계약을 근거로 적정 임대료 상당의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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