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 엘라 콜트레인 주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Look at the stars, Look how they shine for you. And everything you do, they were all yellow...'
콜드플레이의 '옐로(Yellow)'가 흘러나오고 카메라는 이윽고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여섯 살 '메이슨'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다. 노래 가사처럼 하늘에 별은 없지만, 소년의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앞으로 일어날 세상의 모든 일들이 소년에게 우호적으로 펼쳐질 것만 같다. 그리고 이 소년이 조금씩 성장해가며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까지의 대서사시가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
스크린에서 시간의 변화를 온몸으로 보여준 배우는 '메이슨(엘라 콜트레인 )'과 그의 누나 '사만다(로렐라이 링클레이터)', 엄마(패트리샤 아케이트), 아빠(에단 호크) 등이다. 이혼한 아빠는 정기적으로 '메이슨'을 만나러 오고, '메이슨'은 억척스러운 엄마를 따라 누나와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닌다. 알콜 중독자 의붓아버지를 만나기도 하고,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마셔 보고, 예쁜 여학생의 쪽지도 받아본다. 그렇게 메이슨의 일상은 쌓이고 쌓여서 세월을 만들어낸다. 영화가 끝날 무렵, '메이슨'과 '사만다'는 어른의 문턱에 와있고, 어른들은 부쩍 주름이 늘었다.
학교, 전학, 형제간의 싸움, 시험, 이사, 첫사랑, 파티, 캠핑 등 평범하지만 누구나 겪을 법한 통과의례의 순간들. '메이슨'의 성장기를 지켜보면 또 한 번 시간이 가져다준 경이로움과 환희를 느끼게 된다. 특히 두 아이를 키우면서 생계를 위해 공부를 하고, 학위를 따고, 재혼과 이혼을 반복하던 엄마가 결국 '메이슨'을 품에서 떠나보내면서 공허함을 호소하던 장면은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공감할 대목이다. 그래도 더 큰 세상으로 한 발 내딛은 ' 메이슨'이 "시간은 영원해, 늘 지금이 순간이 된다"고 말할 때, 문득 우리 인생이 얼마나 유한한지, 그래서 얼마나 더 소중한지를 되려 깨닫게 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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