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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힘 빠지는 '증시활성화 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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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증권가에서 '증시활성화 당근'이 회자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가고 있다.

세제 완화, 배당 확대, 거래시장 연장, 가격제한폭 완화, 연기금 투자비중 확대, 액면분할 추진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입에서는 나올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쏟아져 나왔다. 금융당국은 이달 내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의 감성코드는 '기대' 보다는 '실망'에 가깝다. 오랜 기간 군불만 지피다가 정작 알맹이는 쏙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시활성화 대책은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해 11월 "규제의 덫을 걷어내 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연초 시간외 거래시간을 늘리고 종목별 가격제한폭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거래소 선진화 방안'이 제시될 때만해도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했다. 금융당국과의 조율이 쉽겠냐는 이유에서다. 예상대로 금융당국에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던 것이 최경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시활성화 대책을 독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기대감이 확 피어올랐다. 금융당국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 가격제한폭을 30%로 확대하는 방침이 구체화됐고 확정급여형 위험자산 보유한도를 70%까지 늘리는 내용의 퇴직연금 종합대책도 지난 8월 발표됐다.
나아가 이달 초에는 금융위원회에서 증권거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증권주가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모 대형증권사 임원은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한 달 증권거래세만 200억원에 육박한다"며 "거래세 인하는 증권사의 거래수수료 인하와 직결되기 때문에 유동성 유인 효과로는 가장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최 부총리는 "인위적인 증시부양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는 만큼 증권거래세 인하는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증권거래세 인하 대신 "연기금, 대주주, 외국계가 적용받는 5%룰과 같은 경영 관련 규제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5%룰은 투자자가 특정회사 지분을 5% 보유 시 변동사항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다. 연기금의 제도적 부담을 줄여 시장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업계는 증시활성화를 위한다는 정부가 부처 이기주의에 빠진 채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이 증권거래세인데 그 부분을 만지지 않고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기예금 금리가 2%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0.3% 정도로 책정된 증권거래세는 과하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질금리가 1%대로 떨어지고 부동산도 침체된 상황에서 개인이 주식, 펀드, 채권 등을 하지 않고 수익을 낼 수가 없는 지경"이라며 "세율만 요지부동이면 어느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왠만한 활성화대책으로는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더구나 시장 후유증을 우려하며 그나마 활용 가능한 카드에 대해서도 단계적인 완화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얼마 전 2100을 위협했던 코스피가 1900선 붕괴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변죽만 울리는 정부의 스탠스에 시장은 지쳐만가고 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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